
사우디아라비아가 동맹으로 알려졌던 남부과도위원회(STC)를 향해 선전포고 없이 공습을 단행했다. 중동 하늘을 가른 전투기의 굉음과 함께 하드라마우트 주 사웬 시에는 강력한 폭격이 쏟아졌다.
예멘 내 반군들과의 복잡한 전장이었지만, 이번 공격은 사우디가 동맹을 향해 일으킨 기습전쟁으로 의미가 다르다. 겉으로는 군사작전 같아 보이지만 사실상 STC와 우방들에 보내는 경고였다. “선 넘지 마라”는 메시지를 무력으로 여실히 밝혀버린 셈이다.
하드라마우트를 둘러싼 패권 전쟁

STC는 예멘의 막대한 석유가 매장돼 있고 전략적 항구가 있는 하드라마우트를 전격 장악했다. 이 지역은 중동 에너지 수급의 심장부 같은 곳이다.
UAE의 지원을 받는 STC의 군사력은 매섭고, 사우디 국경까지 손을 뻗친 그들의 움직임은 분명 도발적이었다. 사우디는 이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고, 결국 폭격 명령을 내렸다. 이로써 에너지와 해상 물류의 핵심 거점에 대한 양측 경쟁이 격화됐다.
사우디의 위태로운 안보

사우디는 자국 안보에도 구멍이 생기자 오랜 군사 동맹국인 파키스탄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미 병력 파견 경험이 있는 파키스탄에 다시 한번 의지한 것이다.
이는 곧 사우디가 다자 전선에 걸쳐 과도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후티 반군 뿐만 아니라 내부 분열, 동맹국 STC의 반기 등으로 인해 지역 리더로서의 위치마저 흔들리고 있다.
비전2030과 정면충돌…사우디, 이상과 현실 사이

사우디의 ‘비전2030’ 계획은 석유 의존을 줄이고 경제 구조를 혁신하려는 야심찬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이번 공습은 이상과 현실이 얼마나 큰 괴리를 보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반복된 군사 충돌과 불안한 치안, 고조되는 지역 분열은 비전 실현에 치명타를 가한다. 안보 없이는 경제도 없다는 냉혹한 현실 앞에 사우디는 이번 갈등을 반드시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복잡한 중동 체스판에서 사우디의 선택은?

이번 사우디의 STC 공습은 단순한 무력 충돌이 아니다. 중동이라는 체스판 위에서 각국이 자국 이해관계를 위해 움직이는 한 수에 불과하다. 아랍에미리트는 STC를 앞세워 후티 반군과 사우디 견제를 노리고 있고, 사우디는 이란과 화해하며 새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틈을 타 국제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계산도 명확하다. 하지만 이 정치적 도박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실용적 협력과 지역 안정에 대한 진지한 재고이다.

결국, 이번 사우디의 STC 공습은 중동 내 야심과 전략, 배신과 연대의 축소판이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STC와 사우디 간의 갈등은 단순한 내전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는 중동 안보지도 전체를 뒤흔드는 뇌관이자 전 세계 에너지와 안보 질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