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9일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집값 상승을 경계하며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재확인했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를 일주일 앞두고 나온 발언이어서, 시장에서는 대출금리 상단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출을 이미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상환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번지고 있다.
16일 금통위, 인상 무게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연 2.5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하며 여덟 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간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상 이후에는 8월 동결, 10월 추가 인상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내다본다. 인상과 동결을 번갈아가며 긴축 기조를 서서히 강화해 나가는 흐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급격한 연속 인상보다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속도 조절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상을 서두르는 이유

신 총재는 목표 수준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와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성장세 확대, 수도권 집값 상승 등을 인상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실제로 최근 소비자물가는 3%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안팎에서 출렁이는 등 변동성이 커진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물가와 집값, 환율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동시에 인상 쪽으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게 한은 안팎의 평가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경기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점도 인상 여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거론된다.
대출자 셈법 복잡해진다

기준금리가 실제로 0.25%포인트 오르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8%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금리 변동이 빠르게 반영되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이용 중인 차주부터 이자 부담 증가를 체감할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영끌’로 집을 산 차주들의 경우 매달 상환액이 눈에 띄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변동금리 대출자라면 앞으로 이자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 수 있는지 미리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관전 포인트로 본 시장 반응

증권가에서는 이번 금통위의 관전 포인트로 인상 여부 자체보다 신 총재가 밝힐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성장률 전망 수정 여부를 꼽는다. 인상이 예고된 만큼 시장은 이미 상당 부분을 선반영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추가 인상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실수요자라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유불리를 다시 한번 따져보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관리와 물가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한은이 인상 속도와 폭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회의 결과에 따라 하반기 대출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