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인방’의 주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역대급 실적을 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하락한 반면, 세 회사 중 가장 비싼 평가를 받는 미국 마이크론만 회복세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으로 쌓인 막대한 현금을 주주에게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 이른바 주주환원 정책의 온도 차가 주가 격차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 비싼 마이크론이 더 강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7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12%, SK하이닉스는 17.23% 하락했다. 반면 마이크론은 6일(현지시간)까지 7.1% 올랐다. 한화투자증권 집계 기준 지난 6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마이크론 5.7배로 삼성전자(3.8배), SK하이닉스(3.7배)보다 높다. 가장 비싼 주식이 가장 강했고, 가장 싼 주식이 가장 크게 밀린 셈이다.

차이를 만든 건 실적이 아니라 주주환원에 대한 태도였다. 마이크론은 지난 6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장기적으로 ‘초과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마크 머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오는 12월 9일부터 자본환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약 270억달러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면서도 남는 현금의 종착지를 주주로 못 박은 점이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다.
속도에서 갈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환원한다는 원칙은 같지만, 최근 시장은 ‘속도 차이’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실행안을 논의 중이라고 알렸고, 지난 5일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는 구체적 내용을 ‘매우 이른 시일 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추가 환원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다면서도 구체안은 연말까지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특별배당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투자자 기대를 자극한 반면, SK하이닉스는 원론적 검토 수준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실망 매물이 나왔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하이닉스도 반격 카드

비판이 커지자 SK하이닉스는 7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3분기에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주당 375원의 분기배당도 확정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사들이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발표될 환원안의 규모에 따라 주가 흐름이 다시 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AI 투자 둔화 우려 등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전망은 어디까지나 전망일 뿐이라는 유보도 함께 붙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