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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 좋은 독일 대포 놔두고 왜” 미군이 독일 대신 한국 K9 고른 3가지 이유

세계 정상급 차륜형 자주포가 맞붙은 미 육군 차세대 화포 경쟁에서 살아남은 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MH였다. 앞서 한화디펜스USA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육군 ‘기동 전술포(MTC)’ 사업 시제품 공급사로 단독 선정된 데 이어, 미군이 왜 독일제 대신 한국산을 골랐는지 배경을 짚어본다.

드론 앞에 무력했던 견인포

출발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미 육군의 M777 견인포는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이동이 느려 드론 공격에 그대로 노출됐고, 실제 큰 피해를 입었다. 미 육군은 이 교훈을 바탕으로 ‘쏘고 바로 빠지는’ 차륜형 자주포 도입에 나섰다.

이 사업에는 독일 라인메탈의 RCH 155, 영국 BAE시스템스의 아처, 엘빗·안두릴 연합, 레오나르도DRS·KNDS, 제너럴다이내믹스 등이 뛰어들었다. 두세 곳을 함께 뽑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승자는 한화 단독이었다.

예산에 쪼들린 미군의 가성비 계산

독일제는 성능이 뛰어난 대신 값이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다. 복서 장갑차 차체에 독일산 무인 포탑을 얹은 RCH 155는 K9MH보다 가격이 훨씬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K9MH는 궤도형 K9의 화력체계를 8×8 차륜 차체에 옮긴 모델로, 무인 자동화 포탑으로 분당 8~9발을 쏘고 진지 점령부터 이탈까지 30초면 끝난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지원과 중동 군사작전으로 정밀유도무기 소모가 커지면서 미 육군 예산 압박이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도한 성능의 비싼 독일제’보다 검증된 화력체계를 합리적 가격에 대는 K9MH가 매력적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미 육군이 가격을 결정적 요인으로 공식 언급한 적은 없어, 이는 방산업계의 해석이다.

포탄도 못 만드는 미국의 사정

세 번째 이유는 미국 방산업계의 뼈아픈 현실이다. 미 국방부 감찰관 보고서에 따르면 미 육군은 155㎜ 포탄을 월 10만발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올해 3월 기준 월 3만6000발에 그쳤다. 제너럴다이내믹스가 텍사스에 5억달러 가까이 들여 지은 신규 공장은 터키 업체 설비 문제로 2년 넘게 쓸 만한 포탄 부품을 한 발도 만들지 못했고, 결국 2억달러를 추가 투입해 설비를 교체하기로 했다.

미 육군이 사업 초기부터 현지 생산과 탄약 공급 능력을 중요 평가 기준으로 삼은 배경이다. 한화는 지난 4월 앨라배마주 오펠라이카에 K9 계열 통합·시험 거점을 마련했고, 세계 2500문 이상 운용되는 K9의 대량 생산 실적을 앞세웠다.

남은 건 4년의 시험

확정된 것은 시제품 6문, 옵션 포함 최대 18문의 계약뿐이다. 미 육군은 최대 4년간 실제 작전 환경에서 성능과 신뢰성을 시험한 뒤 양산 여부를 정하며, 업계에서 거론되는 ‘최대 10조원’은 이 관문을 통과했을 때의 기대치다. 독일을 제친 진짜 이유가 맞았는지는 앞으로 4년이 증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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