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군을 보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보도가 3일 나왔다가 그날 밤 청와대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이란 문제를 안 돕겠다고 했다”며 “기억해두겠다”고 압박한 지 나흘 만이라, 파병설이 왜 계속 나오는지에 시선이 쏠린다.
“우리 배 지키러 간다”던 보도

이날 한 언론은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가 파병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국회에 파병동의안을 제출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병 목적에 대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주변을 안정화하고 우리 배를 지키러 가는 것”이자 “국익을 위한 결정”이라는 소식통 발언도 실렸다.

청와대는 밤늦게 언론 공지를 내고 “호르무즈에 ‘파병 가닥’이라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관련된 사안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의 조속한 회복과 중동의 평화·안정을 위한 실질적 기여 방안을 국제사회와 긴밀히 논의해 왔다”는 설명은 그대로 뒀다. 파병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결정됐다’는 부분을 부인한 셈이다.
트럼프 “4만 미군 두고도 사양”

파병설의 출발점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달 19일 한국이 호르무즈를 통해 원유의 60%를 들여오면서도 도움 요청을 “사양하겠다”고 했다며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한국에 미군 4만명이 있는데 이란과 관련해 조금만 도와달라고 했더니 ‘안 하는 편이 좋겠다’고 답했다”며 “이 일은 기억해두시라”고 했다. 주한미군은 실제 약 2만8500명으로, 4만명은 부풀려진 숫자다.

청와대는 지난 1일 “실질적·군사적 기여 방안을 한반도 대비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을 감안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위비 분담과 주한미군 문제까지 걸린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정부가 검토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관측이 파병설로 이어진 배경이다.
남은 변수
파병이 실제 추진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소식통 보도가 ‘동의안 제출’까지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이란과의 관계, 국내 여론, 파견 규모와 임무 범위 등 정리할 것이 많아 청와대가 선을 그은 대로 결론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밀려 결정하느냐, 자유항행 회복에 대한 독자적 판단으로 결정하느냐는 향후 정부 설명에서 갈릴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