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한화오션은 입장문을 내고 “진인사(盡人事)의 자세로 이번 사업에 임했지만 결국 나토 동맹이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60조원 규모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TKMS가 선정된 데 따른 반응이었다.
놓쳐버린 60조 잭팟

캐나다 정부는 지난 6일 최대 12척 규모의 디젤 잠수함 도입 사업 ‘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TKMS를 낙점했다.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는 이 사업은 향후 30년 유지·보수·운영 비용까지 합쳐 약 60조원 규모로, 지난해 한국 방산 수출 수주액의 3배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한화오션은 2032년 첫 잠수함 인도라는 빠른 납기와 70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경제 효과를 제시했지만, 결국 나토 회원국이라는 독일의 구조적 이점을 넘어서지 못했다.
폴란드에 이은 두 번째 고배

이번 탈락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폴란드 오르카(ORKA) 잠수함 사업에서도 고배를 마신 데 이어 캐나다까지 놓치면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이끌어온 해양 방산 수출 전략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한화오션의 해외 잠수함 수출 실적은 인도네시아가 유일하다. 전문가들은 잠수함처럼 기술력이 비슷한 무기 체계일수록 동맹 관계와 외교적 신뢰 등 무기 외적 요소가 최종 수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급락한 주가, 흔들린 투자심리

수주 실패 소식이 전해진 7일 한화오션 주가는 24% 가까이 급락했고, 다음 날인 8일에도 9% 넘게 추가로 떨어졌다. 협력업체 주가도 동반 약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가 크게 흔들렸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사업 발표를 앞두고 긍정적인 전망이 먼저 퍼졌던 만큼 충격이 더 컸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음 승부처, 미국 시장

시선은 이제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삼성중공업과 함께 미국 방산기업과 차세대 군수함 개념 설계를 진행 중이며, 이른바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통한 미국 조선 협력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함정 시장 규모가 1000조원에 달하는 만큼, 이번 실패를 발판 삼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유럽 편중 전략에서 벗어나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