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3년 백종원이 개발한 대패삼겹살’. 더본코리아가 내세워 온 이 서사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인물이 등장했다. 백종원 대표보다 10년 앞선 1983년부터 부산에서 대패삼겹살을 팔았다는 초량화성갈비 창업자 류수덕 씨다.
“83년부터 팔았다” 원조의 등장

지난 14일 김재환 PD의 유튜브 채널 ‘김재환의 오재나’에는 류 씨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류 씨는 1983년 부산에서 식당에 가스 시설을 들이며 삼겹살을 얇게 썰어 팔기 시작했고, 일본산 중고 육절기를 들여 대량 판매로 키웠다고 밝혔다. ‘대패’라는 이름은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가 공개한 폐업 사실 증명원상 개업일은 1984년인데, 세금 신고 관계로 등록이 늦었을 뿐 실제 개업은 1983년이라고 설명했다.
1991년 초량화성갈비 가맹점을 운영했다는 강경호 씨도 당시 이미 메뉴명이 ‘대패삼겹’이었다고 증언했다. 김 PD는 “백종원이 아직 군 복무를 하고 있을 때 부산에는 이미 대패삼겹살 프랜차이즈까지 있었다”고 주장했다.
“개발 좋아하네” 직격

류 씨는 백 대표의 1993년 개발 주장에 대해 “개발 좋아하네. 내가 장사를 벌써 83년도에 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백 대표는 그간 방송에서 1993년 무렵 육절기를 잘못 구입해 우연히 얇고 둥글게 말린 삼겹살을 만들게 됐고, 손님이 ‘대팻밥 같다’고 한 데서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해 왔다. 1998년에는 ‘대패삼겹살’ 상표를 등록했고, 더본코리아 홈페이지에도 ‘1993년 백종원이 개발한 대패삼겹살’이라고 명시했었다. 원가 절감을 고민하다 나온 우연한 발명품이라는 서사는 백 대표의 대표적인 성공 스토리 중 하나였다.
법원도 “최초 개발자로 보기 어렵다”

법원 판단은 이미 한 차례 나왔다.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지난달 더본코리아 가맹점주가 “대패삼겹살은 백 대표가 최초 개발한 게 아니다”라고 방송한 김 PD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1980년대 후반부터 부산에서 ‘대패삼겹살’로 불리는 얇은 삼겹살 구이가 이미 유행했고, 육절기로 얇게 썰면 자연스럽게 둥글게 말리는 형태가 된다는 점 등을 들어 백 대표를 최초 개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PD의 의혹 제기가 공익적 목적에 부합한다고도 봤다.
다만 이는 가맹점주와 김 PD 사이의 소송으로, 백 대표 본인이 당사자로 나선 재판은 아니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 측은 이번 류 씨 인터뷰에 대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잇단 논란 속에 ‘백종원표 성공 신화’의 한 페이지가 다시 도마에 오른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