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밖으로는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사이, 북한 내부에서는 정반대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군인들에게 “한국과는 반드시 무력으로 결판을 지어야 한다”는 사상교육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평화통일은 없다”…군대에 퍼지는 말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북한 전군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적개심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교육에서 “통일이라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은 통일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평화통일이 없다는 의미”라며 “무력으로 결판을 지어야 한다는 게 김정은의 뜻”이라는 점이 강조됐다고 전했다.

양강도의 소식통도 비슷한 증언을 내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사단장·여단장 회의에서 “한국과는 반드시 무력으로 결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군 사상교육에서 전달됐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모두 소식통 전언으로, 북한 공식 매체를 통해 확인된 발언은 아니다.
주민에겐 숨기고 군대에만 심는 이유

주목할 대목은 이중성이다. 소식통은 당국이 주민들을 향해서는 평화통일을 외쳐왔지만 군대에서는 싸움 준비를 강조해 왔다며, 아직 일반 주민에게는 무력통일 주장을 꺼내지 않지만 시간을 두고 서서히 주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교육을 들은 일부 어린 군인들의 충격이 컸다는 전언도 있었다.
이런 흐름은 김정은 위원장이 2023년 말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통일 개념 자체를 지워온 연장선으로 읽힌다. 교육에서는 해외 군사작전에 참가한 이른바 ‘영웅전사’들의 정신을 따라 배우라는 독려도 있었다고 하는데, 러시아 파병을 내부 결속에 활용하는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대화 무드 속 ‘내부 단속’ 노림수는

공교롭게도 이 소식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하고 한국 정부가 종전 논의를 제안하는 등 한반도에 대화 기류가 흐르는 시점에 나왔다. 겉으로 문이 열리는 듯한 국면에서 내부적으로는 적대감을 끌어올리는 셈이다.
다만 이를 곧장 전쟁 준비 신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체제 이완을 막기 위한 내부 결속용 메시지이거나, 향후 협상에서 몸값을 높이려는 긴장 조성일 수 있다는 분석 프레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실제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앞으로의 대외 행보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