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증권사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며 눈높이 조정에 나선 데 이어, 이번엔 리포트의 신뢰도 자체가 도마에 올랐다. 같은 종목을 두고 증권사별 목표주가가 최대 6배까지 벌어지고, ‘매수’를 외친 외국계 창구에서 연일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같은 주식인데 목표가는 6배 차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7일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상장사 605개 종목에 대해 낸 보고서는 1만 3000건이 넘는다. 이 중 편차가 가장 두드러진 종목은 증시 상승을 주도한 반도체·AI 관련주였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낮게는 15만원, 높게는 65만원으로 4.3배 차이가 났고, SK하이닉스는 75만원에서 470만원까지 6.3배나 벌어졌다.
지난 7일 종가 기준 최근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은 SK하이닉스가 146.9%로 가장 컸다. 평균 목표가가 현재 주가의 약 2.5배라는 뜻이다. 삼성전자(117.3%)와 현대차(86.9%) 등이 뒤를 이었다.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마다 이익 추정과 밸류에이션 산정이 제각각이라 리포트가 판단 자료 기능을 잃었다는 지적과 함께, 이해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증권 유튜버의 분석을 오히려 더 신뢰한다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매수 외치고 매도 창구 1위?

외국계 투자은행(IB)을 향한 시선은 더 싸늘하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메모리 업황의 가파른 조정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현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고 진단했고,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코스피 전망치를 높게 잡았다. 그런데 정작 이들 창구는 이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기만은 아니다”라는 반론

다만 이를 곧장 ‘개미 기만’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글로벌 IB 출신의 한 관계자는 IB는 리서치와 세일즈, 자기매매 등 기능이 분리돼 있어 애널리스트 전망과 트레이딩 방향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고, 고객 주문 집행이나 위험관리 차원의 매도도 많다고 설명했다.
결국 목표주가와 전망은 전망일 뿐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단서다. 숫자 자체보다 산정 근거와 가정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투자자 몫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