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면공화국’ 한국이 1인당 라면 소비량에서 또다시 2위에 머물렀다. 25일(현지시간) 세계라면협회(WINA)가 발표한 2025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79개로, 81개를 기록한 베트남에 1위를 내줬다. 한국은 2020년까지 1위였지만 2021년 베트남에 자리를 넘긴 뒤 되찾지 못하고 있다. 3위는 태국(60개)이다.
4~5일에 한 번, 그래도 2위

한국인은 지난해 총 40억6100만개의 라면을 소비했다. 전년 41억개보다 0.9% 줄어든 수치로, 국가별 총량 순위도 8위에서 9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그래도 4~5일에 한 번은 라면을 먹는 셈이다.

베트남은 인구 1억명이 82억3100만개를 먹어 총량 4위, 1인당 1위에 올랐다. 다만 베트남 역시 1인당 소비가 2021년 88개에서 계속 줄고 있어 격차는 크지 않다. 봉지당 중량을 감안하면 무게 기준으로는 한국이 최다일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아시아는 주춤, 남미·아프리카가 견인

세계 전체로는 지난해 라면 수요가 전년 대비 0.7%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위 중국은 432억6800만개로 2위 인도네시아(145억4000만개)의 3배에 달하는 압도적 격차를 유지했다. 3위 인도(96억100만개)는 8.9% 늘며 아시아 최대 증가폭을 보였고, 이어 베트남·일본·미국·필리핀·태국·한국·나이지리아 순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성장의 무게중심 이동이다.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각각 1.2%, 1% 줄어든 반면 아르헨티나는 166.7% 급증했고 콜롬비아(35.8%)·칠레(19.7%)도 두 자릿수 성장했다. 남아공(10.3%)·이집트(8.9%)·튀르키예(5.9%)도 고르게 늘었다. 라면 한 그릇을 끓이는 데 3분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전 세계인이 라면 조리에 쓴 시간은 단순 계산으로 약 71만년에 이른다.
나라마다 다른 ‘국민 라면’

WINA는 국가별 선호 맛도 분석했다. 한국은 매운 고추장 국물과 감자전분을 섞은 쫄깃한 면발이 특징이며, 최근 맵지 않은 닭육수 제품도 저변을 넓히고 있다. 중국 본토는 오향 소고기 국물, 홍콩은 해산물 육수, 인도네시아는 할랄 볶음면 ‘미고랭’이 주력이다. 미국·브라질·나이지리아는 치킨 맛이 대세인데 나이지리아는 국물을 조금만 넣고 건져 먹는 방식을 즐긴다.
WINA는 인스턴트 라면이 발명 40년 만에 세계인의 식탁에 오른 비결로 각 지역 식문화와의 결합을 꼽았다. 다만 국내 시장은 소비량 감소에 인구 감소까지 겹쳐 업계가 활로를 해외 수출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인당 1위 탈환보다 ‘한국 라면을 세계가 얼마나 먹느냐’가 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