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위직 특수훈련, VIP 경호원이라는 꿈같은 제안이 남아공 젊은이들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미래를 찾고자 했던 그들은 러시아의 ‘스카우트’ 제안을 덥석 물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화려한 훈련소가 아닌, 전쟁터였다. 우크라이나 돈바스 최전선에서 총알을 피해 참호를 파는 인부가 된 것이다.
허울뿐인 계약, 실상은 전쟁터 투입
많은 지원자들은 단순 민간보안 훈련을 받고 빠르게 경력을 쌓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정체불명의 용병 부대 소속으로 전환되고, 통지와 함께 전투 현장에 투입됐다.
서류에 서명한 ‘5개월 후’, 그들은 AK-47을 들고 전장을 누비고 있었다. 주어진 역할은 탄약 운반, 위험 물류, 참호 파기 등 극한 노동이었다.
남아공 정부, 뒤늦은 대응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실은 이 사건에 강도 높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대통령 대변인은 수십 명의 국민이 사기 당해 러시아군에 입대한 사실을 인정했다.
“생명의 위협이 심각하다. 우리가 확보한 정보에 따르면 이들은 러시아 당국에 의해 잘못 넘겨졌다”고 밝혔다. 구출 협상이 시작됐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으로 확인된 끔찍한 현장
한 피해자의 부친 두반들렐라는 아들의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전투복을 입은 모습, 드론 폭격을 피하려 지하실 콘크리트 바닥에서 속옷 차림으로 자는 모습, 극도로 야윈 체형까지…이 모든 것이 전장의 참상을 증명했다. 보급은 부족하고 생활은 비인간적이며, 안전은 어디에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통한 조직적 사기

유럽 안보기관은 이 모든 일이 러시아 정보기관이 조직적으로 기획한 소셜미디어를 통한 사기 모집임을 경고했다.
특히 텔레그램 같은 플랫폼에서 ‘특보안 요원 훈련’이라 광고하며 순진한 피해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아프리카만이 아닌, 유럽 내에서도 유사한 피해 사례가 증가 추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제는 개발도상국 청년들까지 국제 사기와 전장 동원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인신 매매 피해자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