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국방"대만보다 위험한 곳이 따로 있다" 전문가들이 지목한 아시아의 진짜 화약고

“대만보다 위험한 곳이 따로 있다” 전문가들이 지목한 아시아의 진짜 화약고

아시아에서 전쟁이 터진다면 대만해협일 것이라는 게 상식처럼 굳어져 있다. 그러나 워싱턴의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른 바다가 더 위험하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필리핀 서쪽, 남중국해다. 미 랜드연구소의 데릭 그로스만 선임연구원은 남중국해가 인도태평양의 어떤 화약고보다 충돌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분석해 왔다.

국제법은 이겼는데 바다는 뺏기는 필리핀

발단은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 안의 암초들이다. 중국은 2012년 스카보러 암초에서 필리핀과 대치한 뒤 지금까지 실효 점유를 이어가고 있고, 입구에 부유식 장벽까지 설치해 필리핀 어민의 접근을 막아 왔다. 2016년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현장의 바다에서는 판결이 작동하지 않는 셈이다.

세컨드토마스 암초에서는 이미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2024년 6월 중국 해경이 필리핀 보급 보트를 들이받고 도끼와 칼로 위협하는 과정에서 필리핀 해병대원 한 명이 손가락을 잃는 중상을 입었다.

“사망자 발생은 수학적 확실성”.. 전쟁으로 가는 길

미 싱크탱크 CSIS의 그레고리 폴링 연구원은 물대포와 의도적 충돌 같은 중국의 폭력적 전술이 계속되면 필리핀 선원의 사망은 “수학적 확실성에 가깝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사망자가 나오면 필리핀 여론이 폭발하고, 미국·필리핀 상호방위조약 4조 발동 여부가 테이블에 오른다. 미국이 개입해 보급선을 직접 호위하면 중국은 물러서서 남중국해 통제력을 잃거나, 미 해군과 정면으로 마주 서거나의 갈림길에 놓인다. 누구도 전쟁을 선포하지 않았는데 양국 함대가 같은 바다에서 대치하게 되는, 이른바 ‘버튼 없는 전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1만7000명 집결한 루손.. 한국에도 남 일이 아니다

긴장은 이미 수치로 확인된다.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8일까지 열린 미·필리핀 연합훈련 발리카탄 2026에는 미군 1만 명을 포함해 7개국 1만7000여 명이 참가했다. 일본 자위대는 사상 처음 전투병력 1400명을 보내 지대함미사일로 표적함을 격침했고, 대만에서 155km 떨어진 필리핀 최북단 섬에서는 해상 타격 훈련이 벌어졌다. 미군이 배치한 중거리 미사일 체계 ‘타이폰’과 필리핀의 브라모스 미사일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대만이 중국의 ‘결심’이 있어야 시작되는 전쟁이라면, 필리핀은 중국이 지금의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시작되는 전쟁이라고 짚는다. 남중국해는 부산·인천을 오가는 수출입 화물의 핵심 항로이기도 하다. 그 바다가 막히는 순간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는 만큼, 우리가 진짜 주시해야 할 곳은 대만해협 너머 필리핀 앞바다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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