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고된 폭등이 예상마저 뛰어넘었다. 중국 최대 D램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27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 상장 첫날 공모가(8.66위안) 대비 465.82% 폭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시가총액은 약 3조2800억 위안, 우리 돈 712조 원에 달해 중국공상은행(ICBC)을 제치고 단숨에 중국 본토 증시 시총 1위에 올랐다. 상장 전 “첫날 330% 오르면 1위 가능”이라던 시장 관측을 가볍게 넘어선 결과다.
500% 폭등의 세 가지 연료

폭등의 첫 연료는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이다. 설립 후 9년간 적자였던 CXMT는 지난해 첫 연간 흑자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에는 순이익 274억6000만 위안(약 6조 원)을 올리며 실적이 폭발했다. 최적의 타이밍에 증시에 올라탄 셈이다.

둘째는 품귀 현상이다. 첫날 실제 거래 가능한 물량이 전체 주식의 6.73%에 불과했다. 대부분 보호예수에 묶인 상태에서 기관 500대 1, 개인 244대 1의 청약 열기가 좁은 문으로 몰리자 주가가 치솟았다. 커촹반은 상장 후 첫 5거래일간 가격제한폭이 없어 급등을 막을 장치도 없었다.

셋째는 ‘국가 챔피언’ 프리미엄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CXMT를 중국 반도체 자립 전략을 대표하는 국가 챔피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주요 주주가 허페이시·안후이성 국유자본과 국가반도체산업기금으로 채워진, 정부가 세제·금융·인재까지 전방위로 키운 기업이다.
712조 몸값의 다음 목표.. ‘삼전닉스’

화려한 데뷔전의 다음 과제는 분명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빅3’ 추격이다. CXMT는 ‘세대 건너뛰기’ 전략으로 DDR5 등 최신 제품 양산 체제를 갖추고 세계 4위(점유율 8% 안팎)까지 올라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빅3와의 격차가 아직 상당하다면서도, 이번에 조달한 12조 원대 자금으로 그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히느냐가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열광 뒤의 그림자

다만 폭등 자체가 부담이라는 시각도 있다. CXMT가 다른 중국 기술주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중국 증권당국이 시장 안정 대책 회의를 여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HBM 등 첨단 제품의 글로벌 공급 실적이 없다는 약점도 여전하다. 다만 축포와 우려가 뒤섞인 이 데뷔전이 한국 반도체의 등 뒤가 한층 소란스러워졌다는 신호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