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위사업청이 방산기업의 수출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제도 개편에 나섰다. 방위사업청은 ‘방위사업법 시행령’과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지난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고 24일 밝힌 바 있다.
이번 개정은 이미 해외로 수출된 무기체계의 후속 군수지원을 신속하게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K방산 수출이 잇따르면서 정비 부품 공급 속도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른 데 따른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허가 면제기간 2배 이상 확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정비용 수리부속에 대한 수출허가 면제 기간이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늘어난 점이다. 그동안은 무기를 수출한 이후에도 부품을 다시 보낼 때마다 일정 기간마다 별도 수출허가를 새로 받아야 했다.
면제 기간이 늘어나면서 이미 수출한 무기체계에 필요한 부품을 훨씬 빠르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해외 고객의 만족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무기 수출 계약 자체보다 이후 수십 년에 걸친 정비·부품 공급이 실질적인 수익원이자 신뢰의 척도로 평가된다고 설명한다. 정비 지원이 지연되면 운용 국가의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기술이전 승인 기간도 절반으로

기술이전계약에 대한 방위사업청 승인 기간도 기존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됐다. 허가받아 수출한 방산물자의 수리부속품을 동일한 사용자에게 다시 수출하는 경우에는 기술이전계약 승인 절차 자체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방산업계에서는 정비 부품 공급이 늦어지면서 해외 고객사의 불만이 누적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조치로 이런 병목 현상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방산 수출 확대와 맞물린 배경

올해 K방산 수출 규모는 약 377억 달러, 원화로 56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으로 수출된 무기체계 물량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른 만큼, 후속 정비 지원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무기 수출이 일회성 판매에서 끝나지 않고 정비·운용까지 이어지는 ‘토털 패키지’ 경쟁으로 확대되는 상황도 이번 규제 완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경쟁국 대비 신속한 후속 지원 능력이 향후 수주전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은 과제

다만 업계에서는 수출 허가 절차 간소화만으로 모든 병목이 해소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대국과의 상호조달협정 체결 여부나 부품 국산화율 등 추가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비 부속 공급망이 국내 협력업체에 의존하는 구조이다 보니, 수출허가 절차가 간소화되더라도 실제 생산·물류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위사업청은 앞으로도 방산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이번 개정이 장기간 운용되는 무기체계의 안정적인 후속 군수지원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비 부품 조달 속도가 빨라지면 해외로 수출된 K-방산 무기체계의 가동률을 유지하는 데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