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D램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16일 일반·기관 투자자 청약에 돌입했다. 공모가는 주당 8.66위안으로 확정됐으며, 초과배정옵션 행사 전 기준 공모액은 약 579억위안(약 12조7000억 원)에 달한다.
옵션이 전량 행사되면 조달액은 최대 666억위안까지 불어난다. 2020년 파운드리 업체 SMIC가 세운 532억위안 기록을 넘어서는 중국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다.
127조 몸값으로 증시 입성하는 중국 D램

공모가 기준 CXMT의 기업가치는 약 5790억위안(약 127조 원)으로 평가된다. 상장은 오는 27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조달 자금은 차세대 공정과 12단 적층 HBM3 개발, 신규 생산시설 구축에 투입된다. 현재 월 32만 장 수준인 웨이퍼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42만 장으로 늘리고, 2035년에는 지금의 세 배까지 확대한다는 중장기 계획도 세웠다.
‘생존선 15%’ 정조준한 몸집 불리기

이번 상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예사롭지 않은 이유는 목표가 분명해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CXMT의 글로벌 D램 점유율은 비트 출하량 기준 9% 수준으로, 3강 체제 진입에는 최소 15~17%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디렉터는 2008년 대만 D램 업체들이 점유율 15% 아래로 떨어진 뒤 투자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3% 수준까지 추락한 사례를 들며, 15%는 CXMT가 반드시 넘어야 할 기준선이라고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는 화웨이 AI 칩 생산 확대에 힘입어 CXMT가 2028년까지 HBM에서 약 20억 달러 매출을 올릴 잠재력이 있다고 봤다.

중국의 메모리 자급률이 몇 년 전 5% 안팎에서 올해 25%까지 뛰었고 2028년 30% 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한국 업체들이 장악해온 시장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고평가 논란과 남은 변수

다만 걸림돌도 뚜렷하다. 공모가 기준 CXMT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08.92배로, 삼성전자(33.6배)와 SK하이닉스(30.6배)를 크게 웃돌아 고평가 논란이 제기된다.
HBM 대규모 양산 능력과 수율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 첨단 장비 조달과 해외 고객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12조 원대 실탄을 손에 쥔 중국 D램의 추격이 한국 반도체의 아성을 실제로 위협할지, 이번 상장이 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