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경제"개인이 사면 안 된다" 미국이 17년째 경고해온 레버리지 ETF의 이력

“개인이 사면 안 된다” 미국이 17년째 경고해온 레버리지 ETF의 이력

국내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인 가운데, 미국 금융당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상품이 개인투자자와 금융시스템 모두에 위험하다고 경고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09년부터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위험성을 알려왔다. 하루 이상 보유하면 ‘음의 복리 효과’ 탓에 실제 수익률이 기초자산 흐름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장 전부터 쏟아진 SEC 내부의 경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를 앞둔 2021년 10월, 게리 겐슬러 당시 SEC 위원장은 공개 성명에서 “법적으로 상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전문투자자에게도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2022년 7월 상품이 출시된 배경에는 2019년 도입된 상장 절차 간소화 규정(6c-11)이 있다. 일반 ETF를 위해 만든 규정이 단일종목 레버리지에도 적용되면서 SEC의 개별 승인 없이 상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캐롤라인 크렌쇼 SEC 위원은 출시 당시 “시장이 불안하거나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작동해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간소화 규정은 애초 단일종목 상품을 염두에 둔 제도가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벌금까지 동원한 미국의 판매 규제

출시 자체를 막지 못한 미국은 판매 규제로 방향을 틀었다. 자율규제기구인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는 이 상품을 고위험 복합 금융상품으로 지정하고, 증권사가 일반 개인에게 권유하거나 추천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2024년에는 대형 증권사 스티펠이 초단기 매매용 레버리지 상품을 고객이 장기 보유하도록 방치했다는 이유로 230만 달러 규모의 벌금·배상 처분을 받았다. SEC는 2025년부터 2배를 초과하는 초고배율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신규 상장 심사를 사실상 보류했고, 올해 들어서도 고배율 신상품 계획에 잇달아 제동을 걸고 있다.

뒤늦게 대책 검토에 나선 한국

한국 정부는 13일 금융감독원장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 간담회를 여는 등 뒤늦게 제도 개선에 착수한 상태다. 조만간 열릴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에서 예탁금 상향, 투자자 교육 강화, 레버리지 배수 조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상품이 이미 시장에 자리 잡은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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