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이 차기 호위함 사업자로 한화오션을 선택했다. 8일 태국 해군은 공고를 통해 4000t급 차기 호위함 1척 사업에 한화오션이 제안한 수출형 호위함 ‘오션-40F’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푸미폰함 결함 논란으로 수주전이 흔들릴 뻔했던 데 이어, 두 달 가까이 미뤄진 결론이 결국 한국 쪽으로 기운 셈이다.
6800억이 4조 되는 계산법

한화오션의 제안 금액은 부가가치세와 운송비를 포함해 167억3000만바트(약 6800억원)다. 계약 조건 확정 절차를 거쳐 본계약을 맺게 된다. 사업 규모가 훨씬 크게 거론되는 이유는 후속 발주 때문이다. 태국 해군은 호위함 3척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 현지에서는 2037년까지 8척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업계는 후속 수주와 유지·보수·정비(MRO), 성능 개량까지 포함하면 전체 규모가 최대 4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수주전에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싱가포르 ST엔지니어링, 스페인 나반티아, 튀르키예 업체 2곳 등 6곳이 참여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자격·기술평가를 통과한 유일한 업체로 알려져 일찌감치 유력 후보로 꼽혔다.
8년 전 그 배가 무기가 됐다

결정적 배경은 운용 경험이다.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은 2018년 태국 해군에 3700t급 호위함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인도했고, 이 배는 현재 태국 해군 기함으로 쓰인다. 오션-40F는 푸미폰함을 발전시킨 모델로 대함·대공·대잠 능력에 무인기 대응 능력을 강화했다. 같은 계열 함정을 들이면 정비 체계와 교육, 부품 공급망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태국 해군에는 이점이다.
변수가 없지는 않았다. 푸미폰함의 디젤엔진 손상과 근접방어무기 결함을 둘러싼 의혹이 현지에서 제기되며 한화오션 책임론이 불거졌다. 그러나 태국 해군 대변인이 지난달 해당 문제가 한화오션의 설계·건조와 무관하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HD현대는 또 고배

HD현대중공업은 약 40% 수준의 현지 생산 비중을 앞세운 ‘현지화’ 전략을 승부수로 던졌지만 다시 고배를 마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태국 수주가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함정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며 주변국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종 계약이 마무리되면 한화오션은 2013년 태국 호위함 수주 이후 13년 만에 해외 군함 신조 수주를 기록하게 된다.
다만 아직 본계약 전이다. 현지 정치권에서 오프셋(반대급부) 특혜 의혹이 제기돼 발표가 두 달가량 늦어졌던 만큼 계약 조건 협상과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후속 3척 역시 태국 재정 사정과 정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4조원’은 어디까지나 최대치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