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국방"지상에선 30번 다 성공했는데".. ADD가 밝힌 자폭드론 추락 전말

“지상에선 30번 다 성공했는데”.. ADD가 밝힌 자폭드론 추락 전말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자폭용 무인기(드론)가 해군 대형수송함 마라도함에서 처음 실시한 해상 전투실험에서 두 대 모두 바다에 빠졌다. 실험 사흘 만에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내놓은 원인은 기체도 소프트웨어도 아닌, 발사관 문 하나의 미세한 뒤틀림이었다.

4초 날고 바다로

지난 25일 남해상 마라도함(1만4500t급) 비행갑판에서 진행된 이번 실험은 갑판 발사대에서 발진한 자폭드론이 2㎞ 밖 고속 무인표적정을 따라가 타격하는 방식으로 계획됐다. 그러나 오후 3시 30분께 첫 발진한 드론은 4초가량 날다 바다로 떨어졌고, 예비 기체를 조립해 오후 5시 30분께 재시도한 2차 실험도 수십 초 만에 추락했다.

현장에서 ADD 관계자는 해상 환경에서 기체와 발사대의 정렬 불량을 유력한 원인으로 의심했다. 지상 실험에서는 30여 차례 모두 성공했지만 함정 위에서는 미세한 떨림이 있어 물리량 불일치가 생겼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

범인은 아래쪽 발사관 왼쪽 문

28일 ADD가 국방부 청사에서 공개한 초동 분석 결과는 더 구체적이었다. 이번에 쓰인 발사대는 발사관이 위아래 2단으로 쌓인 구조인데, 아래쪽 발사관의 왼쪽 문이 미세하게 어긋난 채 설치돼 있었다는 것이다.

위쪽 발사관에서 드론이 로켓 추진력으로 튀어나가는 순간, 뒤틀린 아래쪽 문이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움푹 들어갔다. 이 때문에 반발력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드론이 오른쪽으로 기울었고, 정상 고도에 오르지 못한 채 자체 엔진이 프로펠러를 돌리기도 전에 바다로 떨어졌다는 게 ADD의 판단이다. 문의 변형은 발사 순간에만 생겼다가 곧바로 원상복구돼 현장에서는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ADD 관계자는 “무인기와 전체 시스템의 작동 상태는 정상으로 확인됐다”며 “단순한 결함이 최악의 결과로 나타난 것에 대해 개발자로서도 누구보다 아쉽다”고 했다. 발사대를 이동하거나 화물을 싣고 조립하는 과정에서 정렬이 틀어진 것으로 보이며, 정확한 경위는 추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8억짜리 두 대, 남은 논란

추락한 시제품 가격은 방산업계에 따르면 대당 8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 자폭드론은 2024년 시작된 ADD 핵심기술 연구개발 사업으로, 대한항공·LIG·한화 등이 기체와 지휘통신, 로켓추진 발사체 개발에 참여했다. 사업 완료 목표 시점이 다음 달로 임박한 상황에서 해군은 해상 운용 가능성까지 확인해 전력화에 속도를 내려 했지만 발목이 잡힌 셈이다.

ADD는 이미 수십 차례 지상 시험으로 핵심기술을 확보한 만큼, 해상 추가 시험 없이 계획대로 다음 달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검증하려던 ‘함정 위에서의 운용’은 확인하지 못한 채 끝나는 셈이어서, 전력화 전 해상 재시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해군은 해양 운용성을 계속 검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실패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국산 자폭드론의 다음 관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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