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이슈"파업? 직원 70% 없어도 잘 돌아가던데?" 카카오 첫 파업의 씁쓸한 결말

“파업? 직원 70% 없어도 잘 돌아가던데?” 카카오 첫 파업의 씁쓸한 결말

창사 이래 첫 파업까지 치달았던 카카오 노사 갈등이 지난 7일 임금협약 타결로 일단락됐다. 노사는 연봉총액 인상 재원을 전년 대비 6.3% 늘리고 특별격려금 300만원을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약 3개월간 이어진 갈등은 봉합됐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노조의 완패”라는 자조 섞인 평가가 나온다.

판교를 뒤흔든 첫 파업

‘노조 무풍지대’로 불리던 판교의 분위기는 올해 확실히 달라졌다. 지난 6월 10일 카카오 노조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분파업에 나섰고, 시위 현장에는 직원 800여 명이 모였다. 이후 전일 파업에는 노조 추산 21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택근무가 흔하고 이직이 잦으며 조직보다 개인 성과 중심으로 움직이는 판교 IT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판교 노조 지각변동의 시작”이라고 표현했다.

6.3%와 300만원, 간극의 크기

그러나 파업의 규모에 비해 성과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초 노조는 연봉 인상률 6.9%와 함께 영업이익의 13~14% 수준, 1인당 1000만원 상당의 명확한 성과급 지급 기준을 요구했다. 최종 합의안은 여기에 한참 못 미친다.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 대부분이 자동화된 IT 기업에서는 파업의 타격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직원 70%가 없어도 돌아가는 회사다. 노조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했다”고 토로했다.

봉합 뒤에 남은 불씨

주목할 점은 노조 요구의 성격 변화다. 2018년 설립 이후 카카오 노조는 포괄임금제 폐지 등 제도 개선에 힘을 집중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임금 인상과 성과 보상을 전면에 내걸었다. 사측은 노란봉투법 시행 등 강경 투쟁이 확산되는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으로 보는 반면, 파업에 참여한 직원들 사이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카카오 측은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구성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성과 보상 체계를 둘러싼 근본적 이견은 해소되지 않은 만큼, 내년 협상에서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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