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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돈만 1조 6천억” 북한의 신종 외화벌이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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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가상자산 해킹으로 사라진 돈이 11억 달러, 우리 돈 약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그 절반 이상이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록체인 보안기업 블록에이드는 28일 발간한 ‘2026년 상반기 온체인 보안 보고서’에서 상반기 212건의 가상자산 취약점 공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12분 만에 4천억.. 은행강도보다 빠른 손

수법의 스케일은 상상을 넘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최대 피해는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 ‘켈프DAO’에서 발생한 2억9200만 달러(약 4264억 원) 해킹이었다. 또 다른 플랫폼 ‘드리프트’는 단 12분도 안 되는 사이 2억8500만 달러(약 4161억 원)를 털렸다.

보고서는 피해액 1·2위인 이 두 사건 모두 북한 해킹그룹 라자루스의 하위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2월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15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를 빼돌린, 가상자산 역사상 최대 해킹의 배후로도 지목된 바 있다.

제재의 그물을 피하는 ‘디지털 금고털이’

북한이 코인 지갑을 노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제 제재로 정상적인 무역과 금융이 막힌 상황에서, 가상자산은 국경도 은행도 거치지 않고 훔쳐서 세탁할 수 있는 최적의 외화벌이 수단이기 때문이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북한이 탈취한 가상자산을 핵·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전용하고 있다고 지목해 왔다.

특히 전통 거래소보다 보안이 취약한 DeFi 플랫폼이 집중 표적이 되는 양상이다. 화면 속 숫자가 사라지는 12분이, 미사일 부품 대금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반년 새 1조 6천억.. 남 일이 아닌 이유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북한 해킹 조직은 국내 거래소와 개인 투자자를 겨냥한 공격을 꾸준히 시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외교부 산하 기관 해킹의 배후로도 북한 연계 조직이 의심받고 있다.

훔친 돈의 규모가 곧 무기 개발의 속도가 되는 구조에서, 코인 지갑의 구멍은 더 이상 투자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안보의 문제가 되고 있다. 반년 만에 1조6000억 원이라는 성적표는 그 경고가 과장이 아님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