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가 핵심 사업인 카카오톡을 떼어내 별도 회사를 만든다. 카카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톡·인공지능(AI) 사업을 맡는 신설법인 ‘카카오AI’와 투자사업을 맡는 존속법인 ‘카카오X’로 회사를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발표를 전후해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이날 오전 지배구조 개편 관측이 퍼지자 카카오 주가는 장중 12%대까지 급락했고, 종목 게시판과 주주 커뮤니티에는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2021년 17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가 3만원 안팎까지 내려앉은 상태에서 나온 분할 발표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가져가는 ‘카카오AI’

분할 비율은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다. 인적분할 방식이라 기존 주주는 지분율에 비례해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배정받는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 기반 광고·커머스와 AI 사업을 맡고, 카카오X는 뱅크·페이 등 테크핀과 엔터테인먼트, 모빌리티 계열사를 관리하며 신사업 투자를 담당한다.
카카오AI 대표에는 정신아 현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X 대표에는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내정됐다.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하고, 1월 27일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한다.
주주들이 격앙된 이유

주주들 사이에서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알짜 자회사를 잇달아 별도 상장시켜 모회사 가치를 갉아먹었던 이른바 ‘쪼개기 상장’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남은 핵심인 카카오톡마저 분리되면 존속법인에 무엇이 남느냐는 성토와 함께, 장기 투자자일수록 손실이 깊어 배신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많다.
다만 이번 분할은 자회사만 따로 상장시키는 물적분할과 달리, 기존 주주가 신설회사 주식을 그대로 받는 인적분할이라는 점에서 구조가 다르다. 노조가 고용 불안을 이유로 단체행동을 검토하는 등 내부 반발도 변수다.
회사는 “저평가 해소” 자신

카카오는 사업별 가치를 합치면 34조원이 넘는데 시가총액은 절반 수준에 그친다며, 분할로 ‘복합기업 할인’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AI는 잉여현금흐름의 20~35%,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금과 투자 차익의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쓰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증권가에서는 분할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시각과, 분할만으로 저평가가 풀리려면 AI 수익화라는 실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신중론이 엇갈린다. 결국 12월 주주총회 표 대결과 분할 이후 실제 주가 흐름이 이번 승부수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