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방남 경기 응원에 나랏돈이 얼마나 쓰였는지 그 내역이 공개됐다. 통일부는 20일 ‘북한 선수단 참가 관련 남북협력기금 정산 결과’를 국회에 보고했다.
당초 의결된 지원액은 3억1945만 원이었으나 실제 집행액은 2억3529만 원으로 집계됐고, 쓰지 않은 8400여만 원은 정산을 거쳐 기금으로 반환됐다. ‘3억 지원’ 결정으로 논란이 일었던 사업의 최종 청구서가 나온 셈이다.
입장권부터 간식까지.. 2억 3500만 원의 사용처

내역을 보면 민간 공동응원단 지원에 1억4874만 원이 들어갔다. 4강전 3048매, 결승전 2000매 등 입장권 구매에 2524만 원, 응원용품과 간식에 5910만 원, 응원 리딩과 용역 수수료 등 응원 진행에 6440만 원이 쓰였다.
전광판·차량 임차료와 진행위원 사례비, 안전관리 등 행사 운영에도 8455만 원이 투입됐다. 당시 민간단체들이 모집한 응원단은 2500명 규모로, 단순 환산하면 1인당 10만 원 안팎의 기금이 들어간 셈이다.
“교류 기여” vs “의미 과잉”.. 갈린 시선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법상 교류·협력 사업 지원 목적에 부합하며 민간의 요청에 따른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세계핸드볼선수권 공동응원이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기금이 투입된 전례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부가 응원단 지원까지 결정한 것을 두고 북한 선수단 방남에 남북교류 의미를 지나치게 부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은 남북교류가 아니라 국제대회 참가 차원으로 봤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이 ‘두 국가’ 노선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상호 이해 증진’ 명목의 세금 지원이 적절했느냐는 논란도 지원 결정 당시부터 제기돼 왔다.
여권 내밀고 국호 따진 북한.. 씁쓸한 뒷맛

실제 내고향팀의 행보는 이런 지적에 무게를 실었다. 선수단은 입국 심사에서 외국인처럼 여권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고, 8년 만의 방남 경기에서 우승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한국 취재진이 ‘북측’이라고 표현하자 리유일 감독이 “국호를 바르게 사용해달라”고 불쾌감을 드러낸 뒤 “질문을 받지 않겠다”며 자리를 떴다.
우리는 한민족의 이름으로 응원을 준비했지만, 상대는 남남임을 분명히 한 장면들이다. 2억3500만 원의 성적표를 받아 든 지금, 남북 교류에 세금을 쓰는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물음은 그대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