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국방부가 한국 HD 현대중공업(HHI)으로부터 신형 호위함 2척을 도입할 계획이다. 계약 규모는 약 340억 페소(5억 8,500만 달러)에 이르며, 이미 낙찰 통지서까지 전달된 상태다. 이는 마닐라가 최근 예산관리국으로부터 추가적인 현대화 자금을 확보한 데 따른 결정이다.
이는 단순한 군함 구매가 아니다. 남중국해에서 고조되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과 지역 안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한 수다. 필리핀은 이미 HD HHI로부터 호위함 4척을 받았고, 해상 경비함 6척을 추가로 건조 중이며, 이번 계약은 그 흐름을 잇는 연속선상에 있다.
HD HHI, 필리핀 해군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

현재 건조 예정인 두 척의 신형 호위함은 HDF-3200 설계 또는 말바르급을 기반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무장 성능도 눈에 띈다. 16셀 수직 발사 시스템(VL MICA 미사일), 8문 C-STAR 대함미사일, 괴크데니즈 근접 방어시스템 등 강력한 화력이 탑재된다. AESA 레이더와 최신 대잠 능력까지 갖춘 이 함정은 2029년 인도를 목표로 한다.
HD HHI는 총 12척의 필리핀 해군 군함을 건조하며, 방산 분야에서 필리핀의 “전략적 동맹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 납품이 완료된 BRP 미겔 말바르와 디에고 실랑은 실전 투입 중이며, 향후 각종 전투 작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안보 위기 고조 속, 가속화되는 해군 전력 강화

필리핀은 향후 10년간 2조 페소(약 350억 달러)를 투입해 군 현대화를 전개할 계획이다. 그중 해군력 증강은 핵심 축으로, 미국과 호주, 일본과의 방산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HD HHI의 연이은 수주는 이러한 현대화 전략 속에서 한국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특히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필리핀은 자국 영해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억제력을 요구받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도입이 단지 방산 계약 이상의 전략적 선택임을 강조한다. 이는 전술적 전력 강화뿐 아니라, 외교적 메시지로도 해석되고 있다.
중국 견제 강도 높이는 필리핀의 행보

필리핀의 빠른 군사력 증강은 중국에 보내는 경고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스카버러 암초 및 스프래틀리 제도 인근 해역에서, 강력한 해군 전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필리핀은 이번 호위함 도입을 통해, 더 이상 말로만의 주권 수호가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이번 입찰이 기존 설계를 바탕으로 한 ‘재고 기반’ 도입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속도전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기와 시스템의 표준화는 유지보수와 운용 효율을 높이고, 실전 대응력에서도 탁월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한국-필리핀 방산 협력, 새로운 시대를 연다

이번 호위함 도입은 단지 무기를 사들이는 차원을 넘어 양국 간 군사 협력의 본격적인 확장을 의미한다. HD HHI와의 협력은 한국의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 파트너십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결국 이번 계약은 단순히 두 척의 배를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필리핀 해군의 전력 수준을 아시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