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국방"잠수함, 장갑차, 드론 방공까지 다 팝니다" 칠레에 보따리 통째로 푼 한화

“잠수함, 장갑차, 드론 방공까지 다 팝니다” 칠레에 보따리 통째로 푼 한화

한화가 칠레에서 방산 보따리를 통째로 풀었다. 한화오션이 잠수함·호위함 사업을 두드리는 데 이어, 이번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장갑차부터 무인차량, 드론 잡는 방공체계까지 지상 무기 전 품목을 칠레 육군 앞에 펼쳐놓은 것이다.

3일 스페인 방산 전문매체 인포데펜사 등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칠레 육군 프로젝트·연구국(Dipride)을 방문해 주요 방산 기술을 소개했다. 칠레 로비법 포털에 공개된 면담 기록에는 차륜형·궤도형 장갑차와 무인지상차량(UGV), 대공 방어·대드론(CUAS) 통합 시스템까지 상세히 설명한 내용이 담겼다.

200대짜리 판이 열렸다

시점이 절묘하다. 칠레 육군은 군과 경찰이 굴려 온 노후 모와그 피라냐 장갑차 등 총 200대를 교체하는 대규모 현대화 사업 ‘크로모(Cromo)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올해 안에 타당성 평가를 시작해 1차로 45대를 바꾸고 나머지는 단계적으로 교체하는 계획이라, 글로벌 방산업체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한화의 카드는 ‘타이곤(Tigon)’이다. 병력 수송부터 정찰, 지휘통제까지 소화하는 차륜형 장갑차 제품군(4×4·6×6·8×8)으로, 지난 4월 산티아고 국제항공우주전시회(FIDAE)에서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과 함께 선보인 바 있다.

유럽 회사와 손잡은 양동작전

전략도 치밀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FIDAE 현장에서 유럽 방산·기술기업 인드라그룹과 칠레 장갑차 사업 협력 MOU를 맺었다. 한화가 타이곤 플랫폼을 대고, 인드라가 통신·지휘통제(C2)·상황인식 장비를 얹어 중남미를 공동 공략하는 분업 구조다. 캐나다 잠수함전에서 ‘나토 네트워크’에 밀렸던 학습효과를 살려, 이번엔 유럽 파트너를 아군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여기에 기술이전과 현지 공동생산, 교육·훈련까지 묶은 패키지형 협력 모델을 제안하며 방산 자립을 원하는 중남미 국가들의 요구를 정조준하고 있다.

바다에선 잠수함, 땅에선 장갑차.. 그룹 차원의 협공

칠레를 향한 한화의 공세는 입체적이다. 한화오션은 칠레 해군의 노후 잠수함 교체와 호위함 사업을 겨냥해 현지 국영조선소 아스마르와의 협력, 대학과 손잡은 엔지니어 육성까지 물밑 작업을 이어 왔고, 지난달 말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칠레 국빈 방문에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이 동행하기도 했다.

물론 크로모 프로젝트는 타당성 평가도 시작 전인 초기 단계라 수주를 말하기엔 이르다. 그러나 바다와 땅, 하늘(대드론)을 아우르는 전 품목 세일즈가 동시에 굴러가는 그림은, K-방산의 중남미 공략이 단품 수출에서 ‘시장 통째로 접수’ 전략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K9과 천무로 쌓은 이름값이 칠레에서 어떤 첫 계약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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