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경제"이제는 더 이상 주식 못하겠다는 개미들".. 증시 탈출한 개미들이 몰려간 곳

“이제는 더 이상 주식 못하겠다는 개미들”.. 증시 탈출한 개미들이 몰려간 곳

롤러코스터 증시에 지친 자금이 마침내 목적지를 정했다. 은행 정기예금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3일 기준 971조7372억 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22조3374억 원 불었다. 개인 정기예금만 5조7000억 원 넘게 늘었다.

반대편 창구는 텅 비어 간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어 투자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요구불예금은 같은 기간 41조 원 급감한 681조2585억 원으로, 이 흐름이 월말까지 이어지면 4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증권사 투자자예탁금도 이달 17조3365억 원 줄어든 104조2975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금리 인상이 연 방아쇠.. 예금 3% 시대

물꼬를 튼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연 2.50%→2.75%)이다.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5대 은행 대표 정기예금 금리가 모두 연 3%대에 올라섰고, 저축은행·상호금융권에서는 연 4.3% 안팎 상품까지 등장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증시 조정에 지친 투자자들에게는 솔깃한 조건이다. 은행권에서는 변동성 장세에서 연 3% 이상 확정 이자의 매력이 커졌다는 설명이 나온다.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마음 졸이느니, 앉아서 이자를 받겠다는 심리가 번지고 있는 셈이다.

개미만이 아니다.. 기업도 채권으로

돈을 굴리는 쪽은 개인만이 아니다. 기업 요구불예금은 이달 22조8000억 원 줄었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나오는 수시입출식예금(MMDA)에서도 10조 원 넘게 빠졌다. 그 돈은 연 3~4%대 정기예금과 채권·기업어음(CP)으로 이동 중이다.

상징적 사례가 SK하이닉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최근 한두 달 새 증권사 회사채와 CP 등 채권에 투자한 금액만 1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연 4%대 확정 수익률이면 굴릴 만하다는 판단이 기업 곳간에서도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안전지대로의 대이동

금융권에서는 예금·채권으로 향하는 자금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다만 증시 입장에서 대기자금의 이탈은 수급의 마중물이 마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자에 만족하는 돈과 반등을 기다리는 돈, 어느 쪽 판단이 옳았는지는 이번 주 실적 시즌 이후의 시장이 답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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