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위원회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갔다. 이날 노동계는 9차 수정안으로 시급 1만1220원을, 경영계는 9차 수정안으로 1만530원을 제시하면서 격차는 690원까지 좁혀졌다.
법정 심의 시한은 이미 지난 6월 넘긴 상태다. 최저임금 심의가 시한을 넘기는 일은 최근 수년간 반복돼 온 만큼 이번에도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좁혀진 간극, 그러나 여전한 평행선

노동계는 지난 2일 열린 11차 전원회의에서 처음 1만1700원을 제시한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수정안을 내며 1만1220원까지 눈높이를 낮췄다. 올해 최저임금 1만320원 대비 8.7% 인상된 수준이다.
경영계 역시 초반 동결 수준이던 1만410원에서 1만530원까지 소폭 올렸다. 인상률로 따지면 2%에 불과해, 노동계와의 온도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많다.
7일 12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격차가 처음으로 1000원 안쪽으로 좁혀진 이후, 이틀 뒤인 9일 회의에서는 690원까지 더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막판까지 서로 물러서지 않으려는 기류가 뚜렷했다는 후문이다.
노사가 맞서는 이유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소비 여력 확대와 골목상권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는 대목이다.
반면 경영계는 최근 10년간 최저임금이 79.7% 오르며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22.9%보다 3배 넘게 뛴 점을 근거로 내세운다.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이미 한계에 달했다는 주장이다.
이날 회의에서 사용자위원 측은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인상안을 고수하며 ‘구분적용’ 필요성도 함께 거론했다. 반면 근로자위원 측은 최저임금 인상이 실제로 골목상권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감추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익위원 중재안 등장 가능성

노사 합의가 끝내 불발되면 공익위원들이 상한선과 하한선을 제시하는 ‘심의촉진구간’을 내놓을 수 있다. 이 구간 안에서 노사가 다시 좁히지 못하면 공익위원안이나 노사 양측 안을 놓고 표결로 최종 결정된다.
최저임금위는 오는 14일 오후 3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심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성재민 공익위원 간사는 회의에서 “최저임금 논의는 서로 다른 이해와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는지 보여주는 사회적 대화 과정”이라며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최대한 입장 차이를 좁혀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8월 5일 고시까지 남은 시간

최저임금위는 후속 행정 절차를 감안해 이달 중순까지 인상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를 넘겨받아 8월 5일까지 최종 확정·고시하게 된다.
일정이 촉박한 만큼 이번 주 안에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노사 모두 마지막까지 양보 폭을 최소화하려는 기류여서 심의촉진구간을 둘러싼 진통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인상 여부는 편의점, 카페, 음식점 등 최저임금 적용 비중이 높은 업종의 임금 체계 전반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노사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협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