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국방"빨리 좀 보내달라" 사우디가 한국에 재촉한 무기의 정체

“빨리 좀 보내달라” 사우디가 한국에 재촉한 무기의 정체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산 무기를 앞당겨 받고 싶다며 재촉하고 나섰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M-SAM2) 얘기다.

리야드에서 열린 조용한 회동

사우디 국방부에 따르면 원종대 국방부 차관보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칼레드 알바야리 사우디 국방부 행정담당 차관보와 만나 양국 국방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우디가 앞서 천궁-II 공급 시기를 앞당겨 달라고 요청해온 만큼 조기 인도 방안이 논의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월 사우디가 한화와 LIG넥스원 측에 천궁-II 인도 일정을 앞당길 수 있는지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2023년 11월 32억 달러(약 4조 4000억 원) 규모로 천궁-II 10개 포대 도입 계약을 맺었는데, 초도 인도 예상 시점은 2028년이다. 이걸 못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이란 미사일이 만든 다급함

배경에는 중동의 안보 불안이 있다. 이란과의 무력 충돌 국면에서 걸프 국가들의 방공 요격탄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자, 즉시 전력이 급해진 것이다. 특히 UAE가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천궁-II를 실전 운용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국산 방공체계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UAE 역시 한국 업체에 요격미사일 추가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미국의 핵심 고객이던 사우디·UAE·카타르가 미국 중심의 조달 구조에서 벗어나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 대안 1순위에 한국이 오른 셈이다. 천궁-II는 이미 UAE, 사우디에 이어 이라크까지 중동 3개국 수출 계약을 확보했다.

남은 과제는 ‘속도’

다만 조기 인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국내 물량과 기존 수출 물량 생산이 맞물린 상황에서 생산 능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고, 납기를 앞당기려면 계약 조건 조정 등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그럼에도 ‘더 빨리 달라’는 주문 자체가 K방산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번 협의가 추가 수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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