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한국이 동시에 고민하던 문제가 있었다. 고속정과 드론처럼 값싼 표적을 격추하기 위해 수십억 원짜리 미사일을 써야 하는 ‘경제성 붕괴’ 문제였다.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나라가 함께 추진한 사업이 ‘저가형 유도 로켓’ 개발이었다. 그러나 프로젝트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2013년 미국은 ‘시퀘스터(Sequestration)’라는 초유의 재정 위기를 맞으며 국방 예산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공동 개발에서 손을 떼 버렸다. 개발 도중에 건물을 짓다 만 채 버린 셈이었다.
한국, 미국이 포기한 기술을 그대로 이어받다
미국이 빠져나간 뒤 한국은 남겨진 기술자료를 모두 인수했다. 개발진은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기술”이라는 판단 아래, 독자 개발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유도장치, 추적 알고리즘, 안정화 기술 등 핵심 요소를 한국식으로 개량하며 단독 개발을 이어갔다.
미국이 포기한 기술을 되살려 완전히 새로운 무기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은 단순한 승계가 아니라, 사실상 재창조에 가까웠다. 이 결정이 훗날 ‘비궁’이라는 이름의 기적을 만들어내는 출발점이 된다.
2015년 시험 발사, 전장을 뒤흔든 명중률

2015년, 개발된 비궁이 고속정 정밀 타격 시험에 돌입했다. 목표는 빠르게 움직이는 소형 고속정의 연료 탱크였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강렬했다. 비궁은 목표를 정확히 직격했고, 고속정은 그대로 산산조각났다. 현장 관계자들은 “저가형 무기에서 이런 명중률이 나올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비궁은 즉시 양산 결정이 내려졌고, 2017년 서북도서 지역에 실전 배치되며 한국 해안 방어의 핵심 무기로 자리 잡았다.
미국도 다시 돌아오다… 두 차례 평가 시험 전부 통과

아이러니하게도, 한때 사업에서 손 뗐던 미국은 비궁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자 다시 이 무기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는 비궁을 대상으로 두 차례 비교 평가를 실시했는데, 2019년 첫 번째 FCT(해외 비교 평가)를 통과한 데 이어 2024년 재평가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현재 미국은 비궁 조달을 위한 현지 생산 조건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채택하게 될 경우, 비궁은 NATO 회원국과 미 동맹국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전으로 입증된 무기… 중동에서 ‘전투 인증’ 완료
비궁의 명중률은 실험에서만 증명된 것이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비궁을 실제 전장에 배치해 홍해에서 후티 반군이 운용하는 고속 표적을 억제하고 있다. 단순한 시연용 무기가 아니라, 실제 전장에서 확실한 성능을 보여준 몇 안 되는 저가형 유도 로켓이 된 것이다.
비궁의 진화, 더 강력한 ‘비룡’ 등장

비궁의 성공은 더 큰 확장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한층 향상된 버전인 ‘비룡’을 개발했다. 사거리 20km, 더욱 무거운 탄두, 적외선 영상 유도 기술 등 비궁보다 한 단계 발전한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고속 표적·스텔스 표적까지 추적 가능한 능력을 지닌다.
비궁이 만든 신화를 비룡이 잇는 구조다. 두 무기는 헬기, 경공격기, 해군 플랫폼 등 다양한 운용 환경에 적용될 수 있어 한국형 유도 로켓 체계의 확장성은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다.
미국이 선택한다면… K-방산 판도가 뒤집힌다
만약 미국이 비궁을 정식 채택한다면, 이는 K-방산 역사상 가장 큰 반전으로 기록될 것이다. ‘저가 무기 수출국’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 한국이 고급 무기 시장에서도 강대국과 경쟁할 수 있다는 신호가 된다.
특히 한국은 핵심 부품을 제공하고 미국은 현지 생산을 맡는 공동 조달 체제를 선호하기 때문에, 비궁 채택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