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의 화약고, 스카버러 암초(Scarborough Shoal) 를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이 다시 폭발했다.
필리핀은 중국이 암초에 불법적인 인공섬 건설을 시도하고 있다며 관련 증거를 공개했고, 불법 구조물 해체 가능성까지 공식 검토에 들어갔다.
문제는 이번에도 중국이 ‘사실 왜곡’과 ‘기만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리핀이 제기한 정당한 문제 제기를 “자작극”이라 몰아붙이는 것은 중국의 오래된 상투적 수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과거 기록 왜곡하며 ‘거짓 프레임’ 시도

중국 관영 매체는 “필리핀이 공개한 목조 구조물은 1990년대 필리핀군이 세운 것”이라며 ‘중국 책임론’을 부정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본질을 흐리기 위한 전형적인 ‘논점 전환’에 불과하다.
당시 필리핀이 임시 관측소를 세운 것은 자국 영토 내 순찰과 주권 행사 차원이었다. 문제는 2012년 이후 중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해당 지역을 강제로 점령하고, 그 이후 인공섬 건설을 확대한 행위다.
즉, 과거 필리핀의 순찰 흔적을 들춰 현재의 불법 군사 기지화를 합리화하려는 것은 명백한 책임 회피다.
필리핀, 국제 여론전 본격화… 중국은 ‘무력 시위’로 대응

필리핀은 국제 언론을 초청해 공중 정찰 작전을 공개하며 중국의 활동을 국제 사회에 폭로했다. 이 정찰 임무에는 언론인과 군 관계자가 함께 탑승해 중국 해군의 실질적 확장 행위를 촬영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도발 행위”로 규정하며 전투기와 헬기를 긴급 출격시켜 강력히 대응했다. 중국의 과잉 반응은 스카버러 암초 일대에서 중국군이 사실상 ‘상시 주둔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된다.
실제 위성사진 분석 결과, 중국은 최근 해당 암초 주변에 해안경비대선과 무인기 감시 체계, 소형 군사기지 시설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시간 감시 체계” — 남중국해를 군사기지로 만든 중국
중국은 이미 스카버러 암초를 포함한 남중국해 주요 해역에 ‘24시간 감시·통제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민간 해양활동을 감시한다는 명목이지만, 실상은 해군·공군·해경의 통합 작전망이다. 국제 전문가들은 이를 “해양 주권을 가장한 군사 점령”이라고 비판한다.
미국 싱크탱크 C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은 국제법상 분쟁 지역을 사실상 군사기지화하고 있다”며 “스카버러 암초는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자충수는 중국” — 여론전은 오히려 역풍

중국이 필리핀의 문제 제기를 ‘가짜 뉴스’로 몰며 반격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를 통해 중국의 해양 패권 의도와 불법 점령 실태가 드러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감추려는 것은 단순한 목조 구조물이 아니라, 남중국해 전체를 군사 요새로 만드는 행위”라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호주 역시 필리핀의 입장을 지지하며 공동 대응을 논의 중이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스카버러 암초는 필리핀 EEZ 내에 있으며, 중국의 모든 인공구조물 건설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남중국해의 진짜 주도권 싸움
스카버러 암초는 단순한 암초가 아니다. 이곳을 지배하는 국가는 남중국해 전체 해상로의 절반을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를 차지하게 된다.
중국은 이를 통해 대만 남부, 말라카 해협, 그리고 서태평양 진출 루트를 연결하려 한다. 반면 필리핀은 자국 영해뿐 아니라 아세안의 해상 자유를 지키는 ‘전초기지’로 인식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누가 남중국해를 통제할 것인가”를 둘러싼 힘의 경쟁이다. 필리핀의 도전은 작지만, 국제법과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은 ‘정당한 저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내해’처럼 만들려 하지만, 그 시도가 오히려 주변국의 연대를 촉진하고 있다. 스카버러 암초는 이제 단순한 영토 분쟁이 아니라, 힘의 논리에 맞서는 국제 공조의 시험대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