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이슈"북한에서는 '이게' 있으면 부자라고?" 북한 주민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가전 정체

“북한에서는 ‘이게’ 있으면 부자라고?” 북한 주민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가전 정체

기록적인 폭염이 한반도를 덮친 올여름, 북한에서 부유층의 새로운 척도로 떠오른 물건이 있다. 냉풍기, 즉 에어컨이다. 과거 오토바이와 피아노가 경제적 여유를 보여주던 자리에 이제 자가용과 에어컨이 들어섰다는 전언이다.

갖고 싶은 것 1위 자가용, 2위 냉풍기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주민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물품으로 자가용과 냉풍기를 꼽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남녀를 막론하고 제일 가지고 싶어 하는 물품 1위로 자가용이 꼽힌다”며 “두 번째로 가지고 싶은 물품은 냉풍기”라고 전했다.

올해 북한도 유례없는 더위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올여름 일하다 더위 때문에 졸도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렸을 정도로 상당히 더웠다”며 “지독한 무더위에 냉풍기를 새로 설치한 집이 많다”고 말했다.

신의주 베란다마다 실외기

북중 접경 신의주에서는 과거 에어컨 있는 집을 찾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아파트 베란다에 실외기가 달린 집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보급이 늘었다고 한다. 해외 파견을 마치고 돌아온 외화벌이 노동자들이 보급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매체 데일리NK도 지난 4월 평안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형편만 되면 무조건 집에 냉풍기를 들이려 한다”는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가격은 한 대 500달러 안팎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일반 주민이 감당하기 어려운 돈이지만 자가용보다는 문턱이 낮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500달러가 결코 작은 돈은 아니지만, 꼭 손전화기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너도나도 어떻게든 돈을 모아 냉풍기를 사려 한다”고 전했다.

에어컨보다 전기가 더 귀하다

에어컨 보유가 단순한 고가 가전 소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해석도 나온다. 만성 전력난을 겪는 북한에서 에어컨을 안정적으로 돌리려면 구매력뿐 아니라 전력을 확보할 여건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폭염 속 신의주에서는 당국이 전력을 보장해 주는 커피집·찻집에 주민들이 몰려 피서를 한다는 전언도 있다.

탈북민들은 에어컨을 갖춘 가정이 전체의 1%에 못 미칠 것이라고 말한다. 부유층의 새 상징이 된 에어컨은 뒤집어 보면 대다수 주민은 40도 안팎 폭염을 선풍기조차 없이 견디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소식통 전언에 기반한 내용인 만큼 실제 보급 규모는 확인되지 않지만, 북한 사회의 격차가 냉방기기 하나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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