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집속탄두를 단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하면서, 우리 요격망이 이를 온전히 막아낼 수 있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탄두가 공중에서 수백 개 자탄으로 쪼개지는 무기의 특성상 현 방공망으로 전부 요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축구장 18개 면적을 5발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 미사일총국이 개량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라’형의 탄두 위력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136㎞ 밖 섬 표적을 향해 5발을 쏴 12.5~13㏊, 축구장 약 18개에 해당하는 면적을 고밀도로 강타했다고 주장했다. 산술적으로 1발이 축구장 3~4개 면적을 덮는 셈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딸과 함께 참관하며 “5년을 바친 연구가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북한 매체는 전했다.
화성포-11 계열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을 가리킨다. 낮게 날며 변칙 기동하는 미사일에 광범위 살상용 집속탄두까지 얹은 조합이다.
요격이 어려운 이유

집속탄은 모탄이 공중에서 터지며 수십~수백 개 자탄을 흩뿌리는 무기다. 미사일 자체를 상승·중간 단계에서 잡지 못하고 탄두가 분리된 뒤에는 사실상 개별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저고도 변칙 기동으로 탐지 시간이 짧은 KN-23 계열 특성까지 겹치면 요격 난도는 더 올라간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북한산 미사일을 사용한 정황이 관측됐다는 점에서, 실전 데이터를 축적한 무기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과 북한 모두 집속탄 생산·사용을 금지하는 국제 협약(CCM)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뚫리기 전에 메워야 할 구멍

군은 패트리엇과 천궁-Ⅱ 등으로 다층 방공망을 운용 중이며, 고고도 요격을 맡을 L-SAM의 양산·배치도 진행하고 있다. 발사 징후 단계에서 원점을 타격하는 킬체인과 상승 단계 요격 능력을 강화해 ‘쪼개지기 전에 잡는’ 체계를 앞당겨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북한의 성능 주장은 자체 발표인 만큼 실제 위력은 검증되지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 과장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방공망의 빈틈을 파고들도록 설계된 무기가 남쪽을 겨누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K방공망에 던져진 숙제라는 데는 이견이 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