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이슈"기술 빼가려던 나라에 원전까지?".. 인니 첫 원전 수주전, 한국이 포기 못 하는...

“기술 빼가려던 나라에 원전까지?”.. 인니 첫 원전 수주전, 한국이 포기 못 하는 이유

정부가 인도네시아 첫 원자력발전소 사업에 공식적으로 투자 의사를 밝히며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현지 매체 자카르타글로브에 따르면 엄태호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참사관은 지난달 31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언론인 워크숍에서 “인도네시아가 원자력 발전을 추진한다면 한국은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국내 26기 원전의 운영 기록과 아랍에미리트(UAE)·체코 수출 실적,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을 협력 카드로 내세웠다.

‘KF-21 앙금’은 어떻게 됐나

인도네시아라는 이름에 국내 여론이 곱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형 전투기 KF-21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는 분담금 납부를 수년간 미뤘고, 2024년 1월에는 국내 파견된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이 개발 자료가 담긴 USB를 반출하려다 적발됐다. ‘돈은 안 내고 기술만 빼가려 한다’는 이른바 먹튀 논란이 커진 배경이다.

다만 결말은 알려진 것과 조금 다르다. 검찰은 지난해 5월 유출 시도 자료에 중요 기밀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고 기술자 5명에 대해 무혐의·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분담금은 1조6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깎는 대신 기술 이전도 축소하기로 조정됐고, 인도네시아는 지난 6월 이 금액을 완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앙금은 남았지만 법적으로는 정리된 사안인 셈이다.

미·러가 먼저 움직였다

그럼에도 한국이 손을 내미는 것은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석탄이 발전 설비의 절반을 넘는 에너지 구조를 바꾸기 위해 2034년까지의 전력공급계획(RUPTL)에 500메가와트(MW) 규모 신규 원전을 반영했고, 2032년 첫 원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안전을 전제로 원전에 긍정적이며, 지난 4월 서울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은 원전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미국은 지난 2월 인도네시아와 무역협정의 일환으로 뉴스케일 기술을 적용한 서칼리만탄 SMR 개발에 합의했고, 현지 전력사는 이 기술 기반의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 러시아 로사톰은 지난 5월 프라보워 대통령을 직접 만나 부유식 원전과 기술 국산화를 제안했다.

포기할 수 없는 계산

한국이 이 시장을 놓칠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동남아 첫 원전이라는 상징성에 더해, 섬이 많은 지형이 SMR에 적합해 한국 SMR의 수출 후보지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인도네시아 투자액은 8억8000만 달러에 이르고, 양국은 ‘특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상태다.

물론 수주는 확정과 거리가 멀다. 현지에서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 조달과 주민 수용성이 최종 결정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뉴스케일 사업은 미국 정부가 무역협정으로 뒷받침하고 있어 한국은 후발 주자다. KF-21 경험이 보여주듯 인도네시아와의 거래는 재원 조달 리스크를 계약 단계에서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