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이슈"이젠 중국이 더 잘 만든다고?".. 한국 텃밭이던 '이 시장'에 무슨 일이?

“이젠 중국이 더 잘 만든다고?”.. 한국 텃밭이던 ‘이 시장’에 무슨 일이?

한국 조선업의 ‘마지막 텃밭’으로 불리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벌크선·컨테이너선을 싹쓸이하던 중국이 기술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이 고부가가치 시장까지 밀고 들어와, 올해는 수주량에서 한국을 큰 격차로 앞질렀다.

52척 vs 37척, 뒤집힌 판

미국 해운 분석업체 베슨노티컬의 2026년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에 발주된 LNG선 90척 중 중국이 52척(57.8%)을 수주했다. 한국은 37척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15척 대 13척으로 처음 1위를 내준 데 이어, 1년 만에 격차가 확 벌어진 것이다.

LNG선은 척당 가격이 2억 4850만 달러(약 3500억 원)에 달하는 대표 고부가 선종이다. 극저온 화물창과 이중연료 엔진 등 기술 문턱이 높아 신규 업체가 쉽게 못 들어온다던 시장인데, 그 벽이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원유 운반선도 중국이 전체 물량의 73.9%를 가져갔고, 한국이 세계 1위를 지킨 선종은 LPG 운반선뿐이었다.

돈으로 밀어붙인 ‘중국식 추격’

역전의 배경으로는 막대한 자본과 중국 정부의 선박금융 지원이 꼽힌다. 중국선박공업그룹(CSSC) 산하 후둥중화조선은 지난해 약 3조 8000억 원을 들여 LNG선 건조 능력을 연 6척에서 10척으로 늘렸고, 중국 내 LNG선 건조 가능 조선소는 1곳에서 5곳으로 불어났다.

한국보다 4~8%가량 싼 선가로 선주들을 끌어들이는 저가 공세도 여전하다. 반면 국내 조선소 독은 여러 선종 주문이 밀려 2029년 인도분까지 포화 상태라, 물량을 받고 싶어도 자리가 없는 형편이다.

기술은 아직 한국이라지만

다만 ‘수주량 역전’이 곧 ‘기술 역전’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LNG선의 70% 이상이 국내 빅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건조한 배로 추산될 만큼 실적과 신뢰에서는 한국이 앞서 있다. 국내 업계는 해외 거점에서 범용 선박을 짓고 국내 야드는 부유식 데이터센터·자율운항 선박 등 신시장에 집중하는 투트랙으로 맞서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중국은 엔진 수출을 4년 새 2.5배로 불리고 친환경·스마트 선박 선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순 수주량 경쟁을 넘어 기술 초격차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가 물량에 밀려 텃밭을 통째로 내주기 전에, 다음 격차를 벌려야 할 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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