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국방"새것도 아닌데 줄 서서 사간다".. 핀란드가 중고 K9에 반한 이유

“새것도 아닌데 줄 서서 사간다”.. 핀란드가 중고 K9에 반한 이유

새 무기도 아닌 중고 대포를 유럽 국가들이 앞다퉈 사가고 있다. 최근 미 육군의 차세대 자주포 시제품 계약까지 따내며 미국 시장을 뚫은 K9 자주포 얘기다. 서울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7~2026년) 해외에 수출된 중고 K9 자주포는 핀란드 82문, 에스토니아 36문 등 약 120문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값 중고에 담긴 역발상

시작은 2017년 핀란드였다. 예산 부족으로 계약을 망설이던 핀란드에, 한국군이 쓰던 K9을 완전 분해·정비 후 재조립하는 ‘창정비’ 방식의 중고 수출 카드가 제시되면서 협상이 풀렸다.

결과는 모두가 이기는 거래였다. 핀란드는 성능이 검증된 자주포를 절반 수준 가격에 확보했고, 한국군은 그 대신 신형 K9을 받아 전력을 키웠으며, 제조사는 새 수출길을 열었다. 방위사업법상 근거를 두고 국방부·방위사업청·육군·업체가 함께 만든 수출 모델이다.

8년 굴려보고 또 산 핀란드

중고 수출의 진짜 의미는 신뢰다. 핀란드는 1차 도입분을 중고 K9으로 전력화한 뒤 옵션을 행사해 물량을 늘렸고, 8년간 혹독한 극지 환경에서 굴려본 뒤인 지난 4월 약 94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112문을 또다시 사들였다. 이 계약으로 핀란드는 K9을 200문 넘게 운용하는 국가가 된다.

에스토니아도 2020년 첫 계약 후 옵션을 발동해 총 36문 체제를 갖췄다. 에스토니아 국방부는 SNS를 통해 “새로 도입된 K9은 우리의 장기적인 대비태세와 동맹과의 협력을 반영한다”며 “자유를 지키기 위한 투자”라고 밝혔다.

‘검증된 무기’라는 최고의 광고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중고 도입의 매력에 대해 신품 대비 대당 10억원가량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데다, 소모성 부품을 전부 새것으로 교체해 재조립하기 때문에 성능은 신품과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K9 신품 가격은 대당 45억~50억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중고까지 팔린다는 것은 그만큼 성능이 검증됐고 구매국이 이를 신뢰한다는 뜻이다. 다만 중고 수출은 우리 군의 창정비 물량과 작전 여건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만 가능한 만큼, 무한정 늘릴 수 있는 카드는 아니라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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