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267개 종목 가운데 206개(77%)의 목표주가가 지난해 말보다 상향 조정됐다. 코스피가 반도체 중심으로 뛰자 목표주가도 뒤따라 올라간 것이다.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순서다. 상당수 보고서가 시장을 앞서 예측하기보다 이미 움직인 주가를 뒤늦게 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를 뒤쫓는 목표가 조정

메리츠증권은 지난 5월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70만원에서 102만원으로 올린 뒤 160만원, 190만원, 210만원까지 한 달여 만에 네 차례 연속 상향했다. 매번 조정 시점에 주가는 이미 기존 목표가를 넘어선 상태였다.
대신증권도 SK스퀘어 목표주가를 76만원에서 100만원, 150만원, 187만원으로 잇달아 높였지만 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반대로 시장 분위기가 바뀌자 목표가는 곧바로 방향을 틀었다. 키움증권은 지난 8일 메모리 업황 둔화 가능성을 반영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내렸다.
매수 일색 보고서의 현실

코스닥에서는 쏠림이 더 심하다. 올해 투자의견이 제시된 코스닥 리포트 2067건 가운데 1981건(95.9%)이 매수 의견이었고 매도는 단 2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10% 넘게 내렸다.
기업의 반발과 개인투자자 항의, 법적 분쟁 부담까지 감안하면 애널리스트로서는 매수 의견이 현실적 선택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5년간 보고서 약 74만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낙관적 편향이 뚜렷했고, 목표주가 달성률은 19%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AI 시대 리서치의 과제

투자 정보를 얻는 통로도 바뀌고 있다. 리서치·데이터 기업 피앰아이(PMI)가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챗GPT 등 AI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응답(15.6%)이 증권사 리포트(14.6%)를 처음 앞질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리서치는 목표주가를 올리고 내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시장보다 앞선 관점과 독립적인 분석, 검증 가능한 논리를 제시해야 AI 시대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