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새 25%가 증발한 코스피의 바닥은 어디일까. 시장의 물음에 NH투자증권이 20일 구체적인 숫자를 내놨다. 모든 악재를 반영해도 6000선이 뚫리기 어려운 ‘락바텀(구조적 하단)’이라는 진단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18일 장중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하고 22일 9114.55로 최고치를 찍었지만, 반도체 고점 논란과 중동 리스크가 겹치며 17거래일 만에 7000선 아래로 밀렸다. 지난 13일에는 하루 8.95% 폭락하며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고, 이날은 6600선대에서 움직였다.
“모든 악재 반영해도 6000”.. 락바텀의 근거

NH투자증권은 이날 한국거래소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기업이 과거처럼 적자로 돌아서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3~1.4배가 적정 하단이며, 이를 지수로 환산하면 약 6000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10% 더 빠진다는 얘기가 아니라 모든 악재와 위기까지 반영해도 6000선이라는 의미”라며, 6000선에 오래 머물기보다 조정을 거쳐 7000선 초중반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8500선 안팎에서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이익 체력이 달라졌다는 진단

하단을 지지하는 근거로는 상장사의 이익 체력을 꼽았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순이익이 2025년 217조 원에서 올해 759조 원, 내년 1000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이익 증가율이 둔화돼도 절대 수준이 과거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AI 투자 둔화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빅테크가 투자를 줄이는 순간 경쟁력을 잃는 점유율 경쟁 구도라 향후 1~2년 투자 기조가 크게 바뀌기 어렵고, 메모리 수요도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다. 수급 면에서도 고객예탁금이 100조 원을 유지하고 있고 외국인 매도도 상당 부분 진행돼 잦아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등 시나리오와 신중론 사이

증권가 전반에서도 6000선이 핵심 지지선으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다른 증권사들도 최근 급락이 펀더멘털 훼손에 비해 과도하다는 분석과 함께 6000선대의 지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반론도 있다.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만큼 아직 바닥을 확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신중론이 함께 제기되는 상황이다. 당장의 분수령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빅테크 실적으로, 클라우드 매출 증가세가 유지되는지가 조정 국면 진정 여부를 가를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어디까지나 전망은 전망인 만큼, ‘6000 바닥론’이 실제 지지선으로 작동할지는 시장이 답할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