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경제"국민연금이 중국군 회사에 투자했다고?" 미국에서는 블랙리스트인 국민연금 투자처

“국민연금이 중국군 회사에 투자했다고?” 미국에서는 블랙리스트인 국민연금 투자처

국민 노후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미국이 ‘중국군 연계 기업’으로 찍은 회사 주식을 6조원 넘게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거의 두 배로 불어난 규모다. 여기에 올해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지 한 달여 된 기업의 상장에 새로 돈을 넣은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1개사, 6조5961억원

25일 머니투데이가 미국 전쟁부(옛 국방부)의 중국군사기업(CMC) 최신 명단과 국민연금이 지난 13일 공시한 해외주식 보유내역을 대조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보유 해외주식 가운데 21개사가 CMC 명단에 포함됐다. 평가액은 6조5961억원이다. 2024년 말에는 19개사 3조5712억원이었으니 1년 새 1.85배가 됐다. 주가 상승과 환율, 보유 확대가 겹친 결과로 보이며, 10억원 미만 종목은 공시에서 빠져 실제 규모는 더 클 수 있다.

CMC는 미국 국방수권법에 따라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되거나 군민융합에 기여한 기업을 전쟁부가 지정하는 제도다. 올해 6월 8일자 명단은 188개사로 직전보다 40%가량 늘었고, 알리바바와 바이두 같은 대형 기술기업이 새로 들어갔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이들 신규 지정 기업 평가액만 2조9000억원 규모다.

지정 42일 뒤 새로 투자

원래 CMC 지정은 감시 명단에 가까웠지만, 올해 6월 30일부터 전쟁부 직접 조달 참여가 금지됐고 2027년 6월부터는 간접 참여도 막힌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지난 7월 20일 블랙록 산하 펀드 등과 함께 2억5000만달러 규모 코너스톤 투자로 광통신 부품업체 중지이노라이트의 홍콩 IPO에 참여했다. 전쟁부가 이 회사를 CMC로 지정한 지 42일 만이며, 국민연금이 CMC 지정 기업에 신규 투자한 사례가 확인된 건 처음이다. 배정 물량은 내년 1월 29일까지 팔 수도 없다.

리스크는 커지는 중이다. 이달 들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중국산 광트랜시버 수입 제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KOTRA는 미국의 중국산 규제 확대가 해외 ICT 기업 전반에 더 높은 공급망 투명성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조사” vs “분산투자”

정치권도 나섰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이 CMC 규제를 강화하는 와중에 국민연금 자금으로 중국군 연계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거론했다. 국민연금은 개별 투자 내역과 경위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반론도 있다. CMC 지정이 곧바로 금융투자 금지나 불법행위 확정을 뜻하지는 않으며, 특정 국가 기업을 일괄 배제하는 것은 분산투자 원칙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미국 일부 주처럼 연기금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법적 장치도 없다. 다만 국민연금 기금운용지침이 명성 훼손 가능성까지 위험으로 보고 특정 기업군 투자를 제한할 수 있게 한 만큼, 수익률과 지정학 위험 사이에서 어떤 기준을 세우고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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