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유력 싱크탱크가 중국 항공모함을 위협할 방안으로 한국의 3000t급 잠수함을 콕 집어 거론했다. 중국 항모가 지나는 길목에 한국·일본·호주 잠수함을 전진 배치해 ‘수중 매복망’을 만들자는 구상이다.
항모를 짐덩어리로 만들어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달 3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 ‘판을 뒤집다: 중국의 신형 항공모함을 위험에 빠뜨리는 방법’에서 미국과 태평양 동맹국이 중국 항모를 방어적으로 상대하는 데 그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위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논의는 중국의 DF-21D·DF-26 대함탄도미사일이 미 항모를 격침할 수 있느냐에 쏠려 있었지만, 중국 항모 역시 크고 비싸고 대체하기 어려운 표적이라는 것이다.

CSIS는 중국이 항모를 지키느라 막대한 방어 비용을 쓰도록 만드는 ‘비용 강요’ 전략을 제안하며 다섯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수중 매복, 주요 해협의 지상 발사 대함미사일망, 장거리 항공·우주 전력, 사이버·전자전, 무인체계를 동원한 항구 봉쇄다. 목표는 중국의 항모 프로그램을 군사적 자산이 아니라 ‘전략적 부채’로 바꾸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도산안창호급이 거론된 이유

다섯 방안 중 첫손에 꼽힌 것이 수중 매복이다. CSIS는 중국 해군의 대잠전 능력을 ‘아킬레스건’으로 평가하면서, 미국 핵추진 잠수함은 먼바다에서, 한국·일본·호주의 재래식 잠수함은 주요 해협과 연안 접근로에 배치해 수중 센서와 중어뢰, 무인잠수정을 연결하는 다층 위협망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도산안창호급(KSS-Ⅲ)을 직접 언급하며 대함 순항미사일과 어뢰를 함께 운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고, 일본 소류급·다이게이급과 함께 중국 해군에 부담을 줄 동맹 전력으로 꼽았다.
항모가 연안을 벗어날 때마다 잠수함 공격 가능성을 의식하게 만들면 중국은 호위함과 대잠초계기, 수중 센서에 더 많은 자원을 쏟아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일본·호주의 F-35로 중국 항모 위치를 탐지해 장거리 대함 타격에 나서는 방안도 담겼다.
국뽕으로 끝낼 수 없는 이유

CSIS는 중국이 푸젠함에 이어 드론 항모 역할이 예상되는 쓰촨함을 선보였고 네 번째 항모도 건조 중이라며, 2035년까지 총 9척 규모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잠수함이 이런 구상에 이름을 올린 것은 성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이는 미국 싱크탱크의 제안일 뿐 한국 정부나 군의 결정과는 무관하다. 한국 잠수함을 대중국 봉쇄망에 투입하는 것은 한중 관계와 한반도 방어 우선순위가 걸린 별개의 정치적 판단이다.
미 해군대학 관계자는 중국의 수중 취약성이 “고정된 약점은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실제로 중국은 대잠 능력 보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고서 역시 미국 자체의 어뢰·무인잠수정 증산과 동맹국과의 미사일 공동생산이 전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