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경제"외인 놀이터가 되어버린 코스피" 개미가 사면 떨어지고 외국인이 사면 오른다

“외인 놀이터가 되어버린 코스피” 개미가 사면 떨어지고 외국인이 사면 오른다

코스피의 방향키가 다시 외국인 손에 넘어갔다. 상반기 지수를 끌어올렸던 개인의 매수 여력이 소진되면서, 외국인이 팔면 폭락하고 사면 폭등하는 장세가 굳어지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5~7월 석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03조2330억 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82조8664억 원, 기관은 18조3366억 원을 사들이며 그 물량을 받아냈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의 대부분을 개미가 안은 구도다.

숫자로 확인된 ‘외인 놀이터’

최근 등락은 철저히 외국인을 따라갔다. 외국인이 5조7000억 원가량을 순매도한 지난달 28~29일 코스피는 10.84%, 5.98% 연속 폭락했고, 7조2409억 원을 순매수한 31일에는 17.91% 폭등했다. 이날도 외국인과 기관이 도합 4조7000억 원대를 팔자 지수는 5.12% 급락했다. 개인이 4조6523억 원을 순매수하며 받았지만 낙폭을 막지 못했다.

한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코스피 상승률과 외국인 순매수 비율의 상관계수는 0.7에 달했다. 개인이 증시를 주도한 올해 상반기에는 이 수치가 0.2까지 떨어지며 이례적으로 외국인 영향력이 약했지만, 개인 자금 유입이 둔화되자 다시 외국인 수급이 지수 방향을 결정하는 국면으로 돌아왔다는 진단이다.

개미의 실탄이 말랐다.. ‘항복 매도’의 흔적

개인 주도장이 꺾인 과정에는 상처가 있다. 개인은 5월 35조 원, 6월 42조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물을 받아냈고, 7월 24일까지도 10조7625억 원을 사들였다. 그러나 폭락이 이어진 마지막 5거래일에는 5조3909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서킷브레이커가 터진 지난달 28일 4조3152억 원을 사며 버티던 개인이, 다음 날 5.98% 추가 하락하자 1조9701억 원을 던진 것이다. 급락을 견디다 끝내 항복한 흐름이다.

실탄도 말랐다. 투자자예탁금은 6월 초 139조6948억 원에서 지난달 30일 104조6584억 원으로 약 35조 원 줄었다. 추가 매수 여력 자체가 쪼그라든 셈이다.

팔 만큼 팔았다.. 그러나 구조는 그대로

전망이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커져 추가 매도 압력은 제한적이며, 원화 강세로 환율 부담도 줄어 순매수 전환까지는 아니라도 매도세가 완화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근본 문제는 따로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진 것보다 이를 받쳐줄 국내 장기 자금이 부족한 점이 더 큰 문제라며, 외국인 자금 흐름을 흡수할 국내 투자 기반이 확대되지 않는 한 증시 변동성은 쉽게 줄어들기 어렵다고 짚었다. 개미가 사면 떨어지고 외국인이 사면 오르는 놀이터 구조가 바뀌려면, 결국 연기금 같은 긴 호흡의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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