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가 역사상 최대 규모인 약 62조 원의 재래식 잠수함 사업 추진에 나서면서 한국 한화오션과 독일 TKMS의 치열한 양강 경쟁이 시작됐다.
총 12척의 잠수함을 도입하는 이번 사업은 무기 계약을 넘어 캐나다의 안보 정체성과 동맹 전략까지 좌우하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TKMS는 북극 작전 경험과 NATO 카드로 무장했고, 한화는 첨단 기술력과 빠른 인도를 무기로 내세웠다. 하지만 정비 능력이라는 핵심 요소가 이 판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NATO 경험 vs 기술력, 정면 대결 구도 형성

TKMS는 NATO 재래식 잠수함의 70%를 점유한 Type 212CD를 전면에 내세웠다. 독일과 노르웨이가 공동 발주한 이 잠수함은 스텔스 설계와 수소 AIP 시스템으로 북극 작전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한화오션의 KSS-III 배치-II는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와 AIP를 동시 탑재하여 21일 이상 잠항이 가능하며, 장거리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VLS까지 갖췄다. 여기에 ‘원팀 코리아’라는 HD현대중공업과의 협력 시너지도 눈에 띈다. 기술력만 보면 한화가 우세하지만, NATO 운용 경험은 여전히 TKMS의 강점이다.
정비 능력 50%가 좌우하는 평가, 밥콕 협력이 열쇠

캐나다가 이번 사업에서 정비 능력에 50%라는 압도적인 배점을 부여한 이유는 ‘빅토리아급의 악몽’ 때문이다. 개조 비용 폭증과 작전 불가 상태가 반복되며 정비의 중요성이 각인됐다.
TKMS는 27개국 해군 지원 경험으로 탄탄한 지원체계를 갖췄지만, 한화는 17년간 캐나다 잠수함을 정비해온 밥콕과의 파트너십으로 이를 뛰어넘을 카드를 쥐고 있다. 특히 밥콕은 캐나다 해군이 신뢰하는 정비 회사이자 현존 최장 정비 계약인 VISSC의 주 계약자다. 정비 부문에서 TKMS를 압도할 유일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캐나다의 전략적 선택, 대서양인가 인도태평양인가

이번 결정은 단순히 함정 도입을 넘어 캐나다가 어디에 전략 비중을 둘 것인가를 가르는 지정학적 선택이기도 하다. TKMS를 택하면 NATO 중심의 대서양, 북극 방위 전략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한화를 선택하면 인도태평양 전략과의 연계가 강화된다. 한국은 이미 NATO와 준동맹급의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대잠 협력과 북극 기술 연계 가능성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무기 구매를 넘어 국제 외교와 안보 전략의 로드맵을 결정하는 지점이다.
‘검증된 정비+빠른 납기+기술 우위’ 3박자

현 시점에서 누구도 우위를 점쳤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정비 평가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한화는 밥콕과의 실전 정비 협력을 기반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게다가 TKMS는 2035년까지 2~3척밖에 인도가 어렵지만, 한화는 2032년 첫 인도를 약속하고 있어 전력 공백 최소화가 가능하다.
인도태평양 전략과의 정합성, 북극 능력 증명 계획, 현지화 투자 제안까지 종합하면 한화의 승산도 만만치 않다. 누가 이기든 이 결정은 캐나다의 미래 안보 환경을 송두리째 바꾸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