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한국을 콕 집어 불만을 쏟아냈다. 이란 전쟁과 관련한 지원 요청을 한국이 거절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하지만 이 일은 기억해두시라. 진심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지난달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 당시 한국의 “사양하겠다”는 답을 공개한 데 이어 보름 만에 같은 이야기를 다시 꺼낸 셈이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온 발언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밤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나토와 한국 같은 나라를 돕는 데 수십억 달러를 쓰고 있지만, 정작 미국이 도움이 필요할 때 “모두 ‘아뇨, 괜찮습니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을 직접 거론하며 “이란과 관련해 조금만 도와줄 수 없겠느냐고 했더니 ‘안 하는 편이 좋겠다’고 답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 답을 듣고 “알겠다, 매우 고맙다. 하지만 이 일은 기억해두시라. 진심이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발언 중 “한국에 미군 4만명이 있다”고 한 대목은 사실과 다르다. 실제 주한미군 규모는 약 2만8500명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여러 차례 이 숫자를 부풀려 언급해왔다.
3월 호르무즈 군함 파견 요청이 발단

이번 발언은 지난 3월 이란 전쟁이 격화하던 시기,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5개국을 공개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했던 일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만족할 만한 답을 얻지 못했다는 인식을 다시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그들이 우리를 위해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도 바보처럼 돕기만 할 수는 없다”며, 동맹 지원 비용을 줄이면 미국이 “많은 돈을 벌게 된다”는 논리도 폈다. 이 같은 압박이 방위비 분담이나 주한미군 문제와 연계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 “실질적 기여 방안 검토 중”

청와대는 1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자유를 위한 실질적·군사적 기여 방안에 대해 한반도 대비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협력 방안을 지속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요청을 일방적으로 거절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온도차가 있는 설명이다.
다만 ‘기억해두겠다’는 표현이 실제 어떤 조치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인터뷰에서 캐나다·이란을 향해서도 강경 발언을 쏟아낸 만큼, 한국만 겨냥한 신호로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