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국방"KF-21 성공했는데 위기라고?".. 잘나가던 KAI에 드리운 그림자

“KF-21 성공했는데 위기라고?”.. 잘나가던 KAI에 드리운 그림자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개발이 지난달 공식 완료되며 한국은 전투기를 스스로 만들어 파는 나라가 됐다. 그런데 그 주역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두고 정작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잔치가 열린 바로 그날 나온 성적표 때문이다.

팔수록 안 남는 성적표

KAI는 KF-21 개발 종결 기념식이 열린 지난달 2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조 16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84억 원으로 43.1% 급감했고, 순이익도 35.2% 줄었다. 시장 전망치를 45% 넘게 밑돈 ‘어닝 쇼크’였다. 헬기 납품 지연과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 지난해 일회성 이익의 기저효과 등이 겹친 결과다.

신규 수주는 더 아팠다. 2분기 수주는 3194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 1622억 원) 대비 90% 급감했다. 지난해 KF-21 양산·필리핀 FA-50 계약이 몰렸던 기저효과라지만, 수주 잔고 25조 원 너머의 ‘다음 먹거리’가 뚜렷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인은 있는데 주인이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로는 지배구조가 지목된다. KAI는 민간 상장사지만 최대주주가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지분 약 26%)이다.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은 항공기 개발이나 수출과 직접 관련이 없어 경영에 거의 관여하지 않는데, 이 상태가 20년 넘게 이어지며 ‘주인은 있지만 전략적 주인이 없는’ 회사가 됐다는 것이다.

항공산업은 플랫폼 하나 개발에 10~15년이 걸리는 초장기 산업이다. 그런데 KAI 사장 임기는 3년에 불과해 15년짜리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KF-21에 투입됐던 대규모 설계 인력이 매달릴 차기 플랫폼 사업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민영화? 답 못 내는 정부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민간 대기업이 전략적 주인이 되는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엔진·레이더 계열사를 둔 그룹과 결합하면 수직계열화 시너지가 난다는 논리다. 반면 KAI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는 특정 기업의 독점 시도에 반대하며 정부가 국가 항공우주산업 전략부터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수십조 원의 세금으로 키운 회사라는 반감, 안보 기업의 사유화 우려도 만만찮다.

분명한 것은 KF-21 이후의 판이 유무인 복합체계, 위성, AI가 통합되는 새 국면이라는 점이다. 민영화든 현행 유지든, 다음 30년을 감당할 구조에 대한 답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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