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호황이라던 K방산의 수출 수주가 올해 들어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154억 달러(약 21조 8000억 원)를 수주하며 축포를 쏘아 올린 지 반년여 만이다.
작년의 절반, 꺾인 수주 곡선

올해 7월 말 기준 방산 수출 수주액은 약 80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K방산 수주액은 2023년 135억 달러, 2024년 96억 달러, 2025년 154억 달러로 해마다 널뛰기를 해왔는데, 올해는 그 낙폭이 유독 가파르다.
곳간도 줄기 시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KAI·LIG넥스원 등 ‘방산 빅4’의 수주 잔고는 1분기 말 100조 1574억 원에서 2분기 말 98조 5119억 원으로 감소하며 100조 선이 깨졌다. 빅4 중 잔고가 늘어난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 곳뿐이었다.
반토막의 속사정

수주 급감의 일차적 원인으로는 대형 계약의 ‘연도별 편차’가 꼽힌다. 지난해에는 단일 계약 최대인 폴란드 K2 전차 2차 이행계약(65억 달러), 필리핀 FA-50 계약 등 초대형 건이 몰렸던 반면, 올해는 상반기에 이에 견줄 계약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KAI의 경우 2분기 신규 수주가 전년 대비 90% 급감했는데, 지난해 KF-21 양산·필리핀 계약이 한꺼번에 잡힌 기저효과가 컸다.
여기에 시장 환경도 달라졌다. 유럽 최대 고객인 폴란드가 EU 저리 차관 자금 상당액을 자국 방산기업에 집중 발주하는 등 주요 수입국들의 ‘자국산 우선주의’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지목된다.
“위기”와 “숨 고르기” 사이

다만 이를 곧바로 위기로 단정하긴 이르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이미 확보한 계약이 매출로 전환되면서 빅4 모두 2분기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수주 잔고도 여전히 100조 원 안팎으로 수년 치 일감이 쌓여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하반기 폴란드 K9 3차 계약 등 대형 협상이 이어지고 있어 중장기 성장 국면은 유효하다는 반론이 나온다.
관건은 대형 계약의 공백을 얼마나 빨리 메우느냐다. 완제품 수출을 넘어 기술 이전·현지 생산 요구까지 커지는 시장에서, K방산이 ‘반토막’을 일시적 숨 고르기로 만들 수 있을지 하반기 수주전에 시선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