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당국이 전직 언론인을 간첩으로 몰아 징역형을 선고해 국제사회의 충격을 낳고 있다. 광명일보 논설위원 출신 둥위위는 일본 외교관과의 한 끼 식사 후 간첩죄로 기소돼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중국 베이징 제2 중급인민법원은 재판 전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며 언론 접근을 철저히 차단했다.
둥 전 위원은 시내 호텔 식당에서 일본 외교관과 점심을 먹던 중 공안에 체포됐다. 이후 반 년간 비밀 장소에 감금됐고, 정식 기소된 상태에서 간첩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꾸준히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간첩 조직’으로 몰린 일본 대사관
귀를 의심케 하는 건 중국 법원이 일본 대사관을 ‘간첩 조직’으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가족 진술에 따르면 판결문에는 둥 전 위원이 일본 외교관들과 부적절한 정보 공유를 했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가족들은 “중국 당국이 외국 대사관을 간첩 조직으로 간주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외교관은 정당한 외교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사실상 간첩 혐의를 일축했다. 당시 함께 식사하던 일본 외교관은 공안에 연행돼 몇 시간 조사 후 풀려났지만, 중국은 “직무 범위를 넘어선 행위”라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개혁 성향 언론인이 겨눈 당국

둥위위는 광명일보 입사 후 편집부 부국장까지 오른 고위 언론인이었다. 중국 공산당 선전부 산하 언론사 소속이었지만, 내부에서 개혁 목소리를 낸 인물로 평가됐다. 특히 공산당 통제 방식에 대한 공개적 비판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이는 당국의 불편한 시선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천안문 시위 참여 이력에도 불구하고 언론계에서 자리를 유지했으며, 하버드대 니먼 펠로우 활동 및 일본 각지 대학에서의 강의 경력 등 국제 교류가 활발한 인물이었다. 가족들은 이러한 교류 활동이 결국 체포 이유가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면 비공개 재판, 의도된 서방 회피
둥 전 위원의 재판은 철저한 비공개 속에 이뤄졌으며, 변호인과 가족은 선고 날까지 판결문조차 받지 못하는 등 인권 침해 요소가 짙었다. 심지어 판결이 수차례 연기된 후, 미국의 추수감사절 저녁이라는 ‘뉴스 사각지대’에 맞춰 선고가 내려졌다. 국제 커뮤니티의 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된 시점이란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관련 재판을 모두 비공개로 처리하며, 외부 증거나 증언은 철저히 차단한다. 이 같은 절차는 자국민뿐 아니라 외국인의 인권 보호 문제에도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통제 강화, 언론인 탄압 전례 되나

이번 둥위위 사건은 단지 한 언론인의 억울한 구금 사건을 넘어선다. 국제 교류가 활발한 기자가 ‘식사’ 하나로 간첩이 되고, 대사관이 ‘간첩 조직’이라 불리는 전례가 생긴 것이다. 이는 국제 외교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며, 중국 내부 언론인과 지식인 사회에도 공포를 확대시키고 있다.
세계 주요 언론기관과 인권 단체는 이번 사건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으며, 중국의 통제 강화 추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언론과 외교의 경계가 무너진다면, 그 피해는 단지 한 사람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