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백신으로 유명한 모더나 주가가 하루 만에 176.97% 폭등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벌어진 일이다. 머크와 공동 개발한 환자 맞춤형 암 백신이 대규모 후기 임상에서 성공했다는 소식이 방아쇠였다.
몰락하던 회사의 화려한 반전

모더나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mRNA 백신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백신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려 왔다. 주가도 오랫동안 바닥을 기었다. 그런 회사가 이날 개장 전 거래부터 80%대 급등을 시작으로 장중 150% 넘게 치솟는 극적인 반전을 연출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모더나와 머크는 이날 수술로 암을 완전히 제거한 고위험(2B~4기) 흑색종 환자 113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맞춤형 mRNA 암 백신과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키트루다 단독 투여보다 암 재발과 원격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통계적으로 입증됐다는 것이다. mRNA 기반 개인 맞춤형 암 치료제가 대규모 3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자 한 명당 백신 하나’

이 치료제가 특별한 건 만드는 방식이다. 모든 환자에게 같은 성분을 주는 기존 백신과 달리, 환자 개개인의 종양 조직과 혈액을 분석해 그 종양에만 있는 고유한 돌연변이를 찾아낸 뒤, 이를 표적으로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환자별로 따로 설계한다. 백신으로 면역체계에 ‘내 암세포의 얼굴’을 가르쳐주고, 키트루다로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치명적 피부암인 흑색종 환자의 재발을 막고 생존을 연장할 새 치료법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고,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의학계에도 환자들에게도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흑색종 외에 폐암·방광암·신장암 등에서도 같은 기술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그래서, 암 정복의 시대인가

다만 ‘암 정복’을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이번 성과는 여러 암 중 흑색종 한 종류에서, 그것도 완치가 아닌 ‘재발·전이 억제’를 확인한 것이다. 위험이 얼마나 줄었는지 등 세부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생존 기간 연장 여부도 추적 관찰이 진행 중이다. 규제당국 승인과 상용화라는 관문도 남아 있다. 이날 폭등은 그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인 만큼, 실제 ‘정복’까지는 갈 길이 남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