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잠수함 제조의 핵심 기업인 가와사키 중공업이 초유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일본 방위성은 잠수함 디젤 엔진 검사 항목에서 조직적 부정행위가 이뤄진 사실을 내부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이에 따라 가와사키 중공업은 오는 2026년 3월 11일까지 정부 지정 계약 수주가 전면 금지된다.
방위성은 검사에 사용된 데이터 조작 및 기준 미달 엔진 납품 사례가 다수 존재했다고 밝혔다. 디젤 발전기의 연료 소비량이 기준치를 만족하지 못했지만, 정작 안전성과 성능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해명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는 업계의 신뢰 기반을 송두리째 흔드는 중대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불법 리베이트’의 늪, 자위대원까지 연루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부정에 그치지 않았다. 가와사키 중공업은 잠수함 수리 업무와 관련된 하청업체와 허위 거래를 꾸몄고, 그를 통해 형성된 불법 자금이 자위대원들에게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드러났다. 게임기, 골프 가방, 고급 시계 등 업무와 무관한 물품이 제공됐고 이는 곧 징계로 이어졌다.
국방부는 자위대원 11명에게 징계를 내렸고, 고위 간부 세 명은 최대 15일 정직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 8명은 급여 삭감 조치를 받았으며, 일부는 퇴직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해당 품목 총액은 116만 엔(약 7,8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관리자도 묵인, 조직적 비리 의혹 증폭

자위대 내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일회성의 일탈이 아닌, 시스템 전반의 허점을 드러낸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관리자급 인물들이 자위대원에 물품을 계속 제공하고 있었던 사실은 해당 문화를 묵인 또는 조장했음을 시사한다. 구레 함정 수리 시설에 근무하던 고위 부사관도 여기에 연루돼 정직 처분을 받았다.
감독 책임이 있는 인물들마저 부정에 가담한 사실은 국방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자위대 고위층까지 잇단 처벌 대상이 되며 일본 정부는 더 이상 사태를 축소하거나 은폐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가와사키 사장, 고개 숙였다… 재발 방지책 발표

같은 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와사키 중공업 하시모토 야스히코 사장은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직접 사과했다. 그는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대책 마련을 약속하면서, 관련 내부 보고서를 대중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와 일각에서는 이미 신뢰가 붕괴된 상황에서 형식적인 사과보다 근본적인 인력 구조와 윤리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방위산업은 국제 경쟁력 유지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의 최전선이라는 특수성을 지닌 만큼, 이번 사건은 단지 하나의 스캔들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日 방산업, ‘품질 신화’ 무너질 위기

일본 방위산업은 수십 년간 품질과 정밀성의 상징으로 묘사돼 왔지만, 이번 사건은 그러한 시스템이 더 이상 무결점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최근 몇 년 사이 잇따른 품질 문제와 부정 사건이 발생하면서, 방산 분야의 관리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일본 방산업 전반의 신뢰 회복을 위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정부와 업계는 실질적인 개혁을 통해 다시 신뢰를 쌓아야 할 것이다. 이대로라면 ‘메이드 인 재팬’의 명성조차 흔들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