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경제"비트코인 투자하면 패가망신한다고?" 미래에셋 회장이 코인 하지 말라고 말한 이유

“비트코인 투자하면 패가망신한다고?” 미래에셋 회장이 코인 하지 말라고 말한 이유

“비트코인으로 돈 번 사람이 거의 없다. 거의 패가망신 수준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1400억원 넘게 주고 사들인 회장이 그 거래소 임직원들 앞에서 꺼낸 말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지털엑스(옛 코빗) 임직원 초청 만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수 후 전 임직원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다.

대출까지 받아서 왜 하나

박 회장이 겨냥한 것은 코인 자체보다 ‘빚내서 하는 투자’였다. 그는 “거기다 대출까지 받아 가면서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주식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모든 자산은 그런 방식으로 거래하면 안 된다”고 했다. 코인을 아예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었다. 박 회장은 “(코인 투자는) 한 10분의 1만 하시라 하고 다른 길이 있다고 할 것”이라며, 코인을 좋아하는 고객들에게 미래에셋이 세계적으로 다양한 투자를 통해 “이거 말고도 수익이 많이 날 수 있다고 시범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은 벤처 투자 하듯 해야 한다”며 “손해를 보더라도 장렬하게 미래에셋에서 손해를 봐야 한다”고도 했다.

거래소 향한 쓴소리 “300개 상장, 사기라고 본다”

가상자산 업계를 향한 발언은 더 셌다. 박 회장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혼나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며 “가상자산 거래소가 알트코인을 서슴없이 상장했다. 한국 거래소에만 300개인데, 나는 이거 사기 쳤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임직원들에게 “현실을 냉정하게 보고 고칠 건 고치자”고 주문했다.

코인 비판하며 코인 회사에 증자하는 이유

비판과 별개로 디지털엑스에는 힘을 싣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 회장은 “500억원 규모 증자를 했고, 실물 증자를 또 하려고 한다”며 “앞으로 2000억~3000억원 규모로 전략적 투자자에게 증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그는 그룹 고객자산 1500조원을 기반으로 디지털자산 부문을 150조원 규모로 키우고 내년 흑자를 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코인 매매 자체보다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같은 ‘제도권 디지털자산’에 무게를 두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달 약 1414억원을 들여 코빗 지분 97.15%를 확보하고 사명을 디지털엑스로 바꿨다. 다만 ‘알트코인 상장은 사기’라는 강경한 인식이 거래소 관행과 어떻게 조율될지, 코인에 부정적인 오너가 이끄는 거래소가 기존 고객을 지킬 수 있을지는 관건이다.

비트코인이 최근 8만달러 선을 다시 넘어선 터라 ‘패가망신론’이 시장 흐름과 엇갈린다는 반응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 발언을 코인 자체보다 레버리지에 대한 경고로 읽어야 한다면서도, 거래소 소유주의 발언인 만큼 향후 상장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지켜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