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이슈"북한이 주적이 아니라고?" 통일부 발표에 여론이 뒤숭숭한 이유

“북한이 주적이 아니라고?” 통일부 발표에 여론이 뒤숭숭한 이유

정부가 북한을 가리키는 ‘주적’ 표현을 다른 말로 바꾸는 공론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통일부는 15일 이재명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된 ‘한반도 평화공존 3대 청사진’의 후속조치를 발표하고, 남북 상호 존중 차원의 호칭 문제와 ‘주적’ 표현 대체 등을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

“적대의 언어부터 바꾼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며 포용적·안정적·책임 있는 평화공존을 제시했다. 통일부는 첫 후속조치로 ‘우리 안의 적대의 언어부터 바꿔나가기 위한 공론화’를 내걸고, 각계 의견 수렴을 거쳐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판문점 연락채널·군 통신선 복원 대화 제의, 9·19 군사합의 복원 방안 구체화, DMZ 평화의 길과 경원선 복원 등 접경지역 사업도 함께 담겼다.

“핵은 그대로인데” 싸늘한 시선

발표 직후 온라인에서는 ‘북한이 주적이 아니면 뭐냐’는 반응으로 요약되는 부정적 여론이 상당했다. 북한이 불과 사흘 전인 12일에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쏘고, 한국 핵잠수함 추진에 “보복 공격” 위협 담화를 낸 상황에서 호칭부터 바꾸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과거 정부가 표현을 완화해도 북한의 도발로 되돌아가곤 했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용어 논쟁도 있다. ‘주적’이라는 표현은 2004년 이후 국방백서에서 사라졌고, 현행 2022 국방백서의 문구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 적 개념이 담기는 국방백서는 국방부 소관인데, 대화 담당 부처인 통일부가 안보 개념 변경을 주도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 “평화공존 위한 첫 단추”

정부 입장은 상호 적대성 해소가 평화공존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서로를 존중하는 언어로 바꿔야 우발적 충돌을 막을 대화도 가능하다는 논리로, 통일부는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가 일방적 확정이 아니라 의견 수렴 절차라는 점도 강조된다.

결국 관건은 북한의 호응이다.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북한이 연락채널 복원 제의에 응할지부터가 미지수인 만큼, ‘언어 바꾸기’가 실제 긴장 완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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