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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고 괜찮으면 10조어치 더 살게” 다음 달 미국 땅 밟는 K9의 장밋빛 미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차륜형 자주포(K9MH)가 이르면 다음 달 미국 육군에 처음 인도된다. 국산 무기체계가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 군에 진입하는 최초 사례로, 앞서 호주 육군의 K9 계열 자주포 실전 배치 소식에 이어 K9의 무대가 미국 본토까지 넓어지는 셈이다.

20일 미국 방산 전문지 내셔널디펜스 등에 따르면 토드 뮬러 한화디펜스USA 화력사업 수주 담당 전무는 19일(현지시간) 미디어 브리핑에서 “미 육군이 포병 현대화가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만큼 첫 번째 차량은 초가을께 인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영국 다 제친 계약

한화디펜스USA는 미 육군의 기동 전술포(MTC) 사업에서 라인메탈(독일), BAE시스템즈(영국), 레오나르도DRS, 엘빗 아메리카 등 글로벌 방산 강자들을 제치고 시제품 공급사로 선정됐다. 계약은 초도 1억30만 달러(약 1400억원), 옵션 포함 최대 2억6290만 달러(약 3700억원) 규모다.

우선 K9MH 6문을 공급하고, 미 육군이 12문을 추가 도입할 수 있는 옵션이 붙었다. 미 육군은 약 4년에 걸쳐 실제 작전 환경에서 성능과 신뢰성, 유지보수성을 검증한 뒤 양산 여부를 결정한다. 노후 M777 견인포를 대체하는 사업이다.

진짜 승부는 본계약

시제품은 시작일 뿐이다. 성능 시험을 통과해 본계약을 따내면 사업 규모는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첫 양산 물량은 480대 안팎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는 이를 겨냥해 지난 4월 앨라배마주 오펠라이카의 유휴 공장을 임차하는 등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선제적으로 갖추고 있다.

초기 시제품은 한국에서 만든 뒤 미국으로 옮겨 미 육군 전용 장비를 얹고 최종 통합·시험을 거친다. 마이크 스미스 한화디펜스US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시간이 지나며 미국 생산 비중을 늘리는 ‘두 개의 파도’ 방식으로 전환하고, 수개월 내 현지 파트너 참여를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남은 4년의 관문

다만 장밋빛 전망은 어디까지나 시험을 통과했을 때의 이야기다. 미군의 운용 평가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검증 절차로 꼽히며, 4년간의 시험에서 결함이 드러나면 본계약이 무산될 수도 있다.

10조원이라는 숫자 역시 현재로선 기대치에 가깝다. 결국 초가을 미국 땅을 밟는 첫 K9MH가 실전 환경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드느냐가 K-방산 역사상 최대 승부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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