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경제"하이닉스 500만 간다 vs 지금도 바닥 아니야" 반도체 폭락 놓고 정면충돌한 증권가

“하이닉스 500만 간다 vs 지금도 바닥 아니야” 반도체 폭락 놓고 정면충돌한 증권가

칠천피 탈환의 환호는 하루를 못 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삼성전자는 6.48% 급락한 25만2500원, SK하이닉스는 6.67% 내린 179만1000원에 마감했다. 나흘간 7조 원을 쓸어 담던 외국인이 돌아서서 삼성전자 1조7568억 원, SK하이닉스 8731억 원어치를 쏟아낸 결과다.

증권가에서는 알파벳 호재에도 낸드플래시 업황 둔화 경고와 유가·금리 상승 부담이 겹치며 투심이 얼어붙은 것으로 진단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 폭락이 ‘줍줍 기회’냐 ‘추가 하락의 서막’이냐를 놓고 전망이 정면으로 갈리고 있다.

500만 닉스 소리까지 나온 강세론

낙관론의 눈높이는 아찔할 정도다. 시장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500만 원까지 간다는 ‘500만 닉스’ 기대가 거론돼 왔고, 해외 기관들의 목표주가 최고치는 실제 500만 원을 웃돈다. 한 글로벌 증권사의 목표가가 500만 원이라는 소식이 국내에 사실처럼 퍼졌다가 오보(실제는 470만 원)로 판명나는 소동이 벌어졌을 만큼, 눈높이 경쟁이 과열됐던 셈이다.

근거는 펀더멘털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낸드 가격 하락 우려가 이번 조정에 이미 반영됐고, D램 라인이 HBM에 집중되며 범용 D램 수급이 더 조여져 3분기 메모리 가격이 30% 이상 뛰는 선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저점 매수 의견이 나온다. 에버코어, 모건스탠리 등 월가 기관들도 AI발 메모리 병목을 들어 최근 매도세를 매력적인 진입점으로 평가했다.

“지금도 바닥 아니다”.. 신중론의 반박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다른 증권사 쪽에서는 그간의 실적 호조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데다, 유가발 물가 급등으로 물가가 기준금리보다 높은 국면에서는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가 불안이 진정될 4분기, 특히 9월 나오는 미국 물가 지표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스피가 한 달 반 만에 고점 대비 30% 가까이 빠진 것은 이례적이라 가격 조정은 상당히 진행됐다면서도, 관세와 유가 변수가 남은 3분기까지는 하락세가 멈추는 것을 확인하며 천천히 대응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바닥은 확인하는 것이지 예측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갈라진 예언 사이, 판단은 각자의 몫

정리하면 이렇다. 한쪽은 ‘펀더멘털은 멀쩡한데 가격만 빠졌다’며 500만 닉스의 꿈을 지키고 있고, 다른 쪽은 ‘펀더멘털 문제가 아니라 거시 환경이 문제’라며 인내를 권한다. 흥미로운 건 양쪽 모두 반도체의 장기 우상향 자체는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갈리는 것은 방향이 아니라 타이밍이다.

목표가는 약속이 아니고 신중론도 예언이 아니다. 롤러코스터의 다음 구간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이번 주 이어질 빅테크 실적과 물가 지표가 첫 번째 답안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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